(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현대중공업[009540]이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에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이하 연결기준)을 돌파하며 3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은 9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9조3천173억원, 영업이익 1조6천419억원, 당기순이익 6천8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2013년(8천20억원)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2015년에는 영업이익 적자 규모가 1조5천401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2년(2조55억원) 이후 4년 만이다.
순이익도 2013년 1천463억원 이후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 여파로 전년보다 15% 줄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조선 3사와 현대오일뱅크가 고루 실적 호조세를 이끌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3사는 수익성이 양호한 선박의 건조 비중이 증가했고 원가 절감,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영업이익이 7천100억원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며 "현대오일뱅크도 정제마진 상승과 판매량 증가로 8천억여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수주절벽'에 시달리는 해양플랜트 부문도 야드 과밀화를 해소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흑자를 기록했다. 분사를 앞두고 있는 건설장비, 전기전자 등의 부문에서도 지속적으로 원가 절감을 벌여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좋은 편이었다.
매출액 10조3천427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17% 늘었다. 영업이익도 4천37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천252억원) 이후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영업이익 흑자 규모는 전분기보다 36%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경쟁력 회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임금 반납 등 자구계획을 실천하고 터보 기계, 그린에너지 분사 등 사업 조정도 벌였다.
아울러 보유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힘썼다. 그 결과 2015년말 220%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175%로 개선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부진 등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며 "올해도 일감 부족 등으로 어느 때보다 경영 여건이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등 긍정적인 기대 요소도 있는 만큼 흑자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흑자는 희망퇴직,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에 힘입은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나고 있다. 정제마진이 크게 오른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포함됐다는 점도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데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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