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행 앞두고 14~15일 의원만찬…대전 방문에 安 지원설도
비문 "당 중심으로 선거 치러야" 공간 넓히기 시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이달 중순 독일 방문을 앞두고 보폭을 넓히면서 당내 비문(비문재인) 진영 인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비문진영에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김 전 대표의 거취가 비문 인사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탈당 후 대권 도전설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지원설까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지만, 정작 본인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최근 초선 의원들을 단체로 만나기도 하고 독일 방문을 앞두고 비문 인사들과의 이틀 연속으로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16일 독일 출국을 앞두고 14~15일 당 의원들과 만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에는 이언주·최명길 의원을 비롯해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15일에는 3선 이상 중진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단결과 통합을 위한 경선을 하자고 중진 의원 61명이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만찬은 김 전 대표가 아닌 의원들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자연스럽게 김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얘기가 나올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일에는 비대위 대표 시절 함께 지도부를 꾸렸던 옛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했고, 7일에는 김현권 의원을 비롯한 당내 초선의원 8명과 만찬을 했다.
비대위원들과 만찬에서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안 지사의 상승세를 언급하면서 경선의 역동성을 위해서라도 안 지사의 선전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안 지사에 대한 지원을 권유하면서 우회적으로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까지 했는데 탈당할 분이 아니다. 그 가능성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이날 김 전 대표가 대전을 방문해 교계 지도자들이나 언론사 사장단을 만난 것 역시 '안 지사 지원설'과 연결짓는 분석도 있다.
다만 김 전 대표 측은 "애초 광주까지 방문하려다가 대전만 가기로 한 것"이라며 "지인의 초청으로 가는 것이지 안 지사 지원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안 지사 지원설이 번지고 있지만, 여전히 김 전 대표가 탈당해 독자 세력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 경우 당내 비주류 의원들도 동반 탈당, 새 세력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15~17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후에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비문진영 의원들은 이처럼 김 전 대표의 행보를 지켜보고 '당 중심 경선'을 강조하면서 활동공간 넓히기에 나섰다.
특정 캠프가 아닌 당이 선거를 주도해야만 고질적인 친문·비문 계파 갈등을 해소하면서 이상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김영춘 의원이 "당 중심의 선거가 중요하다"며 "당에서 예비선대위를 만들어 이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주류인 강창일 의원과 유승희 의원도 "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