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세불리기 경쟁 하면 당 분열돼" 文 겨냥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캠프 사이에서 '인재영입 전쟁'이 불붙고 있다.
선두주자인 문 전 대표가 '대세론' 확산의 바람을 타고 순차적으로 영입 리스트를 공개하는 등 전방위적 외연 확장에 나서자 추격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차별화된 컨셉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안 지사는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고 편가르기 경쟁을 하면 당이 분열된다"며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문 전 대표는 9일 안전분야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깜짝 영입' 카드를 내놨다. 지난해 서울 서교동 화재 때 일일이 초인종을 눌러 이웃을 대피시키고도 정작 자신은 유독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초인종 의인' 고(故) 안치범씨의 부친인 안광명씨가 참석해 문 전 대표에 대한 공개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안 씨는 기획재정부 고위공무원을 하다 정년퇴직했으며,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파견 근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2일 전윤철 전 감사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광폭 영입'의 서막을 알렸다. 전 전 원장을 포함해 김상곤 전 당 혁신위원장, 송영길 의원 등 호남 출신 거물이 속속 합류했고, 당 밖에서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 등을 차례로 영입했다. 현장 행사의 컨셉에 맞춰 관련 인사의 영입을 깜짝 발표하는 형식도 새로 가미됐다.
문 전 대표는 통합을 모토로 선거캠프를 꾸리면서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있던 당 대표 시절에 이어 '인재영입 시즌2'를 이어가고 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으로서는 문 전 대표측의 압도적 세 우위에 맞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 수 있는 카드로 승부를 걸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당 소속 의원 및 지역위원장들에게 보낸 친전에서 "저는 거대한 선거대책위원회를 조직하지 않겠다"면서 "캠페인 조직과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선거운동으로 경선을 치르겠다"며 '작은 캠프' 구상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다른 정치를 하겠다"며 캠프 합류가 아닌 '공개 지지선언' 방식의 선거 운동 참여를 제안했다.
특히 안 지사는 "지난 시절 모든 대선은 캠프 혹은 선대위란 이름으로 사람을 모으고 편이 갈라졌고, 대통령 후보가 되면 승리한 캠프 사람들과 그 외 사람들은 동지적 결합이 어려워졌고,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했다"며 언급, 문 전 대표를 견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앞서 안 지사는 최근에도 "특정후보를 중심으로 세불리기를 하는 영입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50대 기수 답게 '젊은 도전'을 내세워 이세돌 9단을 후원회장으로 '수혈'했으며, 정책 부문의 경우 외교·안보·경제·사회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인 '홈닥터' 체제로 조언을 받을 뿐 직접 영입은 하지 않기로 했다.
소년공 출신인 자신의 삶의 이력을 내세워 '노동자 출신의 첫 대통령'이라는 모토로 출사표를 던졌던 이 시장은 이날 청년과 해고노동자, 소상인과 농민, 장애인과 직장맘 등 이른바 '흙수저', '무(無)수저'가 공동후원회장단을 구성한 '흙수저 후원회'를 출범했다.
명망가 영입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한다는 자신의 색깔을 살려가며 선명성을 부각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상임 후원회장은 이 시장의 대표적인 성남시 정책인 '청년배당금' 수혜 청년인 사회복지사 박수인씨가 맡는 등 이 시장은 약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들을 끌어들였다.
이 시장은 "다수의 약자인 국민을 대표하는 분들로 후원회를 꾸렸고,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흙수저 후원회'와 함께 SNS를 기반으로 형성된 자발적 지지자들 모임인 '손가락 혁명군'을 또다른 축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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