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읽어왔는가

입력 2017-02-09 18:50  

[신간]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읽어왔는가

'성'스러운 국민·백과전서 도판집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읽어왔는가 = 왕첸 지음. 홍성화 옮김.

1980년대 이후 중국 사상계가 서양의 지식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살펴본 책.

중국과 일본에서 정치철학과 사상사를 공부한 저자는 중국에서 1979년 4월 잡지 '독서'(讀書)가 창간된 것을 계기로 외국 사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독서'의 1980년 7월호에는 프랑스 문학자인 류밍주(柳鳴九)가 쓴 '사르트르의 역사적 지위'라는 에세이가 실렸다. 이 글은 그해 4월에 세상을 떠난 사르트르의 사상을 객관적으로 소개했다.

당시 중국 젊은이들에게 사르트르의 반권위적인 태도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사르트르는 불복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저자는 금욕을 강조하는 청교도적 세계관이 자본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담은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중국에서 초판본 10만 부가 모두 팔린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등이 중국 사상계에 미친 영향도 분석했다.

글항아리. 312쪽. 1만8천원.

▲ '성'스러운 국민 = 홍양희 엮음.

근대 국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잉태된 성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연구한 논문을 모았다.

홍양희 한양대 연구교수는 2015년 위헌 판정을 받은 '간통죄'가 선량한 풍속을 보호하기는커녕 풍속의 불량화를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이정선 한림대 연구교수는 1945년 해방 직후 남편에 따라 부인의 국적을 결정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배타적인 부계 민족주의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한다.

또 김청강 한양대 연구교수는 병역 의무 대상자를 남성으로 한정함으로써 남성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죽을 수 있는' 국민, 여성은 보호받는 수혜자라는 그릇된 인식이 퍼졌다고 말한다.

이외에 동성동본금혼제, 줄기세포 연구와 난자 기증 등에 관한 논문도 실렸다.

서해문집. 336쪽. 1만8천원.

▲ 백과전서 도판집 = 드니 디드로 편집. 윤경희 해설. 정은주 옮김.

근대 백과사전의 효시이자 프랑스혁명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백과전서'의 도판 2천800여 점을 빠짐없이 수록했다.

백과전서의 도판은 동판화로 제작됐으며,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이다. 각각의 도판에는 제목과 간략한 설명이 달렸다. 주제는 농업과 농촌 경제, 해부학, 건축, 군사, 풍속, 도구와 기계 등 다양하다.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서문에서 백과전서에 대해 "이상적인 통섭의 정신을 실현한 프로젝트"라고 평가한 뒤 "책에 수록된 도판들은 그 자체로서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프로파간다. 전 5권. 각권 348∼872쪽. 세트 18만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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