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속 정전 사고에 분통…정관신도시 '악몽의 9시간'

입력 2017-02-09 21:05  

강추위속 정전 사고에 분통…정관신도시 '악몽의 9시간'

"이렇게 허술한 민간업체에 2만가구 전기 공급을 맡길 수 있나"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만 가구가 넘는 신도시의 전기공급을 이렇게 허술한 민간업체에 맡길 수가 있습니까."

"엄동설한에 아파트에 갑자기 정전되면서 가스와 난방도 끊겼습니다."


9일 오후 5시 30분 부산 기장군 정관읍 정관에너지 입구에는 주민 10여 명이 몰려왔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현장대책 상황실이 마련된 정관에너지에 도착하자 빨리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한 주민은 "아이들과 밥도 못 해먹고 추위에 떨었다"며 "어디서 자야 하는지, 내일 등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 시장은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관에너지는 이날 오후 5시 50분께 12개 송전 선로 가운데 2개 선로에 우선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전기 공급량을 늘려나갔으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량이 급증했다. 일순 우려스런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오후 7시20분께 완전 정상화 됐다.

정관에너지 앞에서 휴교령과 대피령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전기공급 소식을 듣고 돌아갈 수 있었다.


정관신도시 주민 7만여 명은 정전사고가 발생한 이날 오전 10시 24분부터 악몽 같은 9시간을 보내야 했다.

많은 주민이 집에서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 인근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식당은 정전으로 불이 꺼진 상태에서 음식을 조리했고 손님은 햇빛이 비치는 창가 주변에서 겨우 식사를 해야 했다.

횟집은 생선 살리기에 분주했고 일부 상가는 아예 문을 닫았다.

앨범을 만드는 한 부부는 "갑자기 전기가 나가면서 제품이 엉망이 됐다"며 "납품일을 맞춰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신모(58·여)씨는 "정전이 되면서 온종일 아무것도 못 했다"며 "왜 좀 더 신속히 복구를 못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에서 내일 오전 8시까지 복구가 안 되면 임시휴업을 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교육청에서는 아무런 소식을 보내지 않았다"며 "뒤늦게 전기 공급이 재개됐지만, 대형사고가 났을 때 주민들에게 신속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을 이번 사고에서도 느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오후 6시 복구 예정이라는 행정기관의 방침을 믿지 못한 듯 호텔과 모텔 등 숙소를 예약하기도 했다.




기장군은 사고가 발생하자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정전 안내방송과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정관에너지 사고 현장에 도착해 발전기 가동을 위한 선로 복구 작업을 지휘했다.

부산시는 행정부시장 주재로 긴급 회의를 열었고 부산경찰청은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는 주요 교차로에 경찰을 배치해 교통소통에 힘을 쏟았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