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도 11명 달해…푸틴, 에르도안에 전화해 "유감"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러시아 전투기가 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작전 수행 중 오폭을 가해 터키 군인 최소 14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터키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기 한 대가 이날 오전 시리아 북부 알바브 지역의 한 건물을 실수로 폭격해 터키 병사 3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고 터키군이 밝혔다.
터키군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끔찍한 사고"라고 말하며 희생자들에 대한 슬픔과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시리아에서 러시아 전투기의 오폭 사실을 확인했다고 RIA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 사건은 IS가 장악한 알바브시 인근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러시아 전투기들은 당시 알바브에 있는 IS 근거지들을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터키군이 2년 전 시리아 국경 지대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 후 악화한 양국 관계를 터키와 러시아 두 정부가 최근 회복하려고 애를 쓰는 도중 일어났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의 이번 신속한 애도 표시는 양국 관계가 나빠질 가능성을 일찌감치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터키와 러시아 당국은 합동으로 이번 오폭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터키군과 터키의 지원을 받는 '자유시리아군'(FSA) 계열 시리아 반군은 전날 알바브 외곽 지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알바브는 터키가 지난해 8월 시리아 북부에서 개시한 IS 격퇴 작전의 주요 목표물 중 한 곳이다. 알바브는 터키 국경에서도 약 30km 떨어져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그간 시리아 북부 등지에서 IS와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지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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