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슨센터 중국전문가 "북·미 직접 대화는 중국에 딜레마"
"中, '세컨더리 보이콧' 효과에 부정적…사드는 韓대선 이후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대응 방안과 관련해, '대북 선제 타격' 옵션은 사용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미국의 중국 전문가가 전했다.
미 스팀슨 센터의 윤 선 동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마련한 '미·중 관계 및 대북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선 연구원은 "중국의 시각에서 볼 때 대북 선제 타격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베이징에는 북한의 남한에 대한 보복 공격 우려 때문에 미국이 대북 군사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중국이 지금까지 북한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해서 해결하라는 입장이었으나, 만약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북·미 양자 대화를 추진한다면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 연구원은 '중국은 북·미 대화를 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그 과정의 일부분이 되길 바라고 있다'는 중국 인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래야만 중국이 (대화의) 전개 과정을 관찰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나눠 투트랙으로 대화하는 것은 중국이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서 중국이 가장 좋아하는 옵션"이라고 소개한 뒤 "중국 내 분석가들은 이 옵션이 비록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거절당했지만, 트럼프 정부에 다시 제안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선 연구원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은행과 기업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의 효과와 관련, "미국 기업과 금융 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앞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가 더 요원해질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일각에서는 과거 미국의 이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처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당국자들과 대화해 보면 '북한은 이란과 달리 중국의 인접국이고 전략적 중요성 측면에서도 이란과 급(級)이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북 세컨더리 제재를 중국이 흔쾌히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 연구원은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관련해선 "중국은 가까운 미래에 북한이 발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의 (ICBM) 시험 발사가 한국의 다가오는 대선에서 보수주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 시점이 '당장'은 아닐 것"이라는 게 중국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아가 중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도 한국 대선 이후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 연구원은 "중국은 현 시점에서 사드가 배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만약 한국의 차기 대선에서 진보 진영이 승리한다면 (사드 배치의)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움직임의 공간이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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