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벌어졌다고 주장한 '투표 사기' 발언과 관련해 친구인 독일 골프 선수 베른하르트 랑거(60)에게 사과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랑거는 이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알리안츠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투표 발언에 나를 끌어들인 것에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상처준 점이 있다면 사과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밝혔다"면서 "나도 부정확한 내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했고, 우리는 좋은 사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추수감사절 기간 랑거에게 들은 내용을 근거로 작년 대선에서 무자격자의 불법 투표가 이뤄졌다며 대통령 취임 후 관계 당국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달 말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영주권자일 뿐 미국 국적자가 아닌 랑거는 대선 당일 투표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면서 다른 투표자들의 경우 인상이 투표권자처럼 보이지 않았음에도 투표 대기 줄에 서 있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유권자를 중남미 국가 출신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랑거는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두 차례 우승하고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30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그는 플로리다 주 보카 라톤에서 30년 이상 거주 중이나 여전히 독일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랑거는 유력지에 보도된 투표 사기 발언 내용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투표 사기 문제를) 전혀 대화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친구에게 한 얘기가 친구의 친구 등을 거쳐 백악관에 있는 누군가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얘기하지 않은 내용이 나도는 것이야말로 섬뜩하다"면서 "사람들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읽은 것"이라고 평했다.
친구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주류 언론의 불만스러운 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규정한 것과 흡사하다.
랑거는 또 자신의 딸 크리스티나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잘못 말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딸이 '아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한 부분은 '아버지는 아마 트럼프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가 아니다'라는 말이었다"고 정정했다.
또 "가까운 친구가 아니라는 말과 친구가 아니라는 말은 전혀 다르다"면서 "기사에 무척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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