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공중 묘기 후 안전한 착지 위해 '눈 부드럽게 만들기'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스키장은 춥다.
산을 타고 내려오도록 설계가 돼 있기 때문에 일반 평지보다 추운 것은 물론 눈밭 위라 땅 위에서도 냉기가 전해져 체감 온도는 훨씬 낮다.
10일부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이 시작되는 강원도 평창 보광 스노경기장도 예외는 아니다.
10일 오전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몰아닥친 평창에서도 눈을 쌓아놓은 스키장 슬로프의 체감 온도는 영하 10도를 훨씬 밑돈다.
그나마 슬로프 위에서 훈련하고 대회 때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달리는 과정에서 몸에 열이라도 나기 때문에 나은 편이다.
경기를 관전하는 관람객들이나 인터뷰를 위해 공동취재구역에서 기다리는 취재진은 가만히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춥기만 하다.
그런데 에어리얼 경기장 주위에는 조금 과장을 추가해 땀까지 뻘뻘 흘려가며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에어리얼은 선수들이 스키를 신고 점프대를 통과해 공중 묘기를 선보이는 경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착지인데 높이 뛰어올라 내려오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선수들이 수시로 나온다.
이때 부상을 최소화하려면 착지하는 지점이 딱딱해서는 곤란하다.
9일 훈련 도중 한국 유일의 여성 에어리얼 선수인 김경은(19·송호대 입학예정)도 착지 과정에서 다쳐 병원 신세를 지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경기가 진행되고 나면 잠시 경기를 중단시키고 경기 진행 요원들을 코스에 투입한다.
큰 삽을 하나씩 든 진행요원들은 거대한 눈 언덕인 슬로프로 달려나가 열심히 눈을 고른다.
이들이 하는 일은 얼어붙은 눈을 삽으로 갈아엎으면서 선수들이 조금 더 푹신한 눈밭 위에 떨어지도록 하는 역할이다.
추운 날씨에 딱딱해진 눈 언덕 위에 올라가 큰 삽을 들고 힘겹게 중심을 잡으면서 눈밭을 갈아엎어 눈을 부드럽게 하는 일은 보기에도 쉽지 않고, 실제로도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기능을 갖춘 기계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이 작업을 초핑(chopping)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점프가 있는 에어리얼과 모굴 정도에서만 시행한다"며 "전 세계 어느 대회를 가도 다 이렇게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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