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 산적' 미중 간 정상회담 성사될까…기대감에 들뜬 중국

입력 2017-02-10 10:59  

'난제 산적' 미중 간 정상회담 성사될까…기대감에 들뜬 중국

트럼프, 유화적 메시지 이어 "미중정상회담 의향전달"에 中 '고무'

中 관영매체·학자들 "트럼프 호의적 신호 보냈다" 해석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뒤늦게나마 새해 인사를 보낸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주석에게 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자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기간은 물론 당선 전후, 취임 이후에도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데 대해 중국으로선 좌불안석 입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손짓해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리자, 중국은 이번 기회에 양국 정상이 흉금을 터놓은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자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미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리고 13일 쥐스탱 트뤼도 프랑스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점을 고려할 때 경제력 세계 2위의 중국으로선 정상회담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불인정, 독립 성향의 대만 지원 등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기,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및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입장을 고수하면서 중국과의 갈등과 대립은 불가피했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립을 꺼리는 탓에 대화를 모색해왔다. 따라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보이는 유화 제스처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원만한' 갈등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고위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주석에게 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는 10일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무역 불균형 등 미·중 간의 과제를 해결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이 고위관리의 말에 '반색'하고 있다.

교도통신이 인용한 해당 발언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미중 간에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소식통은 "대선 과정에서 무역 역조 해결 등 중국 관련 공약이 많았던 트럼프가 시진핑과 빨리 만나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양국 간에 물밑 교섭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오는 5월 시 주석이 베이징(北京)에서 주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할 의지를 갖고 있어 보이나, 중국 주도의 일방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뜻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일대일로 포럼에 초청할 거냐는 질문에 "우리는 중미 관계에서 고위급 교류 유지를 고도로 중시하고 이런 종류의 왕래는 양국 관계 발전의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8일 새해인사를 담은 서한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에 이로운 건설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시 주석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한 데 대해 '호의적인 메시지'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중국 내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해당 서한이 미·중 관계를 풀어갈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루캉 대변인은 "중국은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이 말했듯이 양국은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세계 발전과 번영을 촉진하는데 특수한 공동 책임이 있다"면서 "중·미 양국은 광범위한 공동 이익이 있고 협력은 양국의 유일한 옳은 선택이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0일 사평(社評)에서 "트럼프의 서한은 미국 새 행정부가 중국에 보내는 호의의 신호로 보여진다"면서 "트럼프가 취임 후 많은 나라와는 접촉하면서 중국과는 없어 관심을 끌었는데 뒤늦게나마 새해를 축하하는 서한으로 중국의 기다림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당선자 시절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는 발언을 일부 했으나 취임 후에는 트럼프 진영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춘제에는 트럼프 딸인 이방카가 주미 중국대사관 행사에 참석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최근 미·중 간에 갈등 속에 트럼프의 편지가 취임 후 3주 만에 중국에 왔으나 긍정적인 신호임은 틀림없다"면서 "이 서한만으로 트럼프가 중국에 적대적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에는 이르지만 서한을 통해 호의를 보여준 것은 향후 트럼프가 적대적인 언변을 어느 정도 줄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댜오다밍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그동안 중국을 향해 도발적인 발언을 많이 해왔다"면서 "이번 서한은 좋은 신호이기는 하지만 트럼프의 실제적인 행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제관계대학의 추인 교수는 "트럼프가 전화가 아닌 서한을 보내 아직 중국과의 거리를 유지하길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발 대신 호의적인 신호로 보냈다"면서 "중국은 이를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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