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빙 도하훈련' 첫 공개…120대 궤도장비 등 투입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해 적의 심장부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할 수 있는 육군 기계화부대의 능력을 확인했습니다."
육군은 지난 9일 강원도 홍천군 일대에서 실시한 기계화부대의 파빙(破氷) 도하훈련 현장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6일부터 10일까지 제11기계화보병사단의 동계 전술훈련 하나로 실시된 이번 훈련은 겨울철 전장 환경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강력한 공격력과 전투력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K-2 흑표전차, K-21·K-200 장갑차 등 120여 대의 궤도 장비를 비롯한 1천여 명의 기계화부대 장병들이 참가했다. 공병·전차·항공부대가 함께 참가한 제병협동으로 진행됐다. 제병협동은 2개 이상의 병과(보병·기갑·공병·항공 등)가 협력해 전투 또는 훈련하는 방식을 말한다.
홍천군 일대 하천에서 실시된 도하훈련 현장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11기계화보병사단 예하 기계화대대와 공병, 전차, 항공부대 등 6개 부대가 참가한 훈련은 K-21과 K-200 장갑차 등으로 편성된 선두부대가 얼어붙은 하천을 신속하게 건너 후속 전차부대의 도하를 지원하는 상황을 가정해 펼쳐졌다.
50t이 넘는 전차와 장갑차가 얼어붙은 하천을 건너려면 하천의 얼음 두께가 90cm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후 환경을 고려할 때 웬만한 하천에서는 그런 두께로 얼음은 얼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계화부대는 기동로 확보를 위해 하천의 얼음을 깨고 전차와 장갑차가 이동할 수 있는 너비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파빙 도하훈련은 한반도 기후와 지형, 기계화부대의 임무를 고려해 추위와 얼음, 적설 등 동계 악조건 속에서 장애물을 극복하고 기동성을 확보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공병부대는 도하 가능한 통로를 확보하고자 얼음의 두께를 측정하고, 얼음을 깨기 위한 TNT(다이너마이트)양과 도하 가능 여부 등을 판단하는 작업부터 했다.
이어 두께 30cm 내외의 얼음이 웅장한 폭발음과 함께 갈라지며 물길이 열렸다. 전투지휘 차량에서 무선으로 도하 명령이 하달되자 AH-1S(코브라) 공격헬기 2대가 육상부대를 엄호하고, K-21·K-200 장갑차가 연막탄 사격으로 적의 공격을 차단하며 자체 부력을 이용해 시속 4㎞의 속도로 얼음조각으로 뒤덮인 200여m의 하천을 건너 진격했다.
혹한의 추위와 얼음을 뚫고 진격한 선두부대 장갑차들이 후속 전차부대의 도하를 지원하기 위해 건너편 기슭의 주요 거점을 확보하며 적의 공격에 대비하는 것으로 훈련이 마무리됐다.
이번 훈련에서 K-2 전차는 야간 기동과 실사격 훈련, 수목 지대 돌파 기동훈련 능력을 입증하며 위풍당당한 기세를 그대로 담아냈다. K-2 전차 야간 기동과 실사격 훈련, 수목지대 돌파 기동훈련 장면은 처음 공개됐다.
K-2 전차가 산악지형의 혹한의 칼바람을 가르며 60도에 육박하는 강원도의 험한 경사로 지형을 신속하게 기동해 가상의 적을 향해 포신이 불을 뿜었다. 첨단 사격통제장치(FCS)를 이용해 환한 대낮에 사격하는 것처럼 안정적이고 정밀하게 70여 발의 포탄 사격을 이어갔다.
훈련을 지휘한 11사단 기계화보병대대장 김남욱(44) 중령은 "하천이 많은 한반도 지형과 동계 기상을 고려할 때 기계화부대의 신속한 도하능력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혹한 속 다양한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해 적의 심장부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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