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저장성 병원서 환자용 흡입관 재사용해 5명 에이즈 감염

입력 2017-02-10 10:31  

中저장성 병원서 환자용 흡입관 재사용해 5명 에이즈 감염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저장(浙江)성의 한 병원에서 환자용 흡입관을 재사용하면서 환자 5명이 에이즈에 감염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민망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전날 웹사이트에 항저우(杭州)의 '저장성 중의원'에서 면역항체 치료 도중 흡입관을 중복 사용하는 바람에 환자 5명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실을 밝혔다.

저장성 보건당국은 지난달 26일 병원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모든 환자의 혈액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환자들의 HIV 감염 사실을 확인한 다음 치료와 함께 배상,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항저우내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던 이 병원은 습관성 유산을 겪고 있던 3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작은 흡입관을 통해 남편의 혈액에서 림프세포를 추출, 배양한 뒤 부인 체내에 주입하는 시술을 하던 중이었다.

이중 동성연애자였던 한 남성이 시술 기간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동성 성관계를 가지면서 HIV에 감염됐는데 한 인턴직원이 시술 환자를 대상으로 흡입관을 섞어 쓰다가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성 5명이 에이즈에 감염됐으며 나머지 55명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의 직원은 저장대 미생물학과 출신의 여성 대학원생으로 3년 인턴 경험을 가진 중간 직급자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조작 실수와 에이즈 감염 사실을 차례로 발견한 뒤 병원측에 자진 신고했다.

당국은 한 환자가 치료과정중 개인적 사유로 병원 밖에서 HIV에 감염된 것이 원인이 됐다며 병원측이 '1인 1관 사용후 폐기' 규정을 어기고 흡입관을 중복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별도의 전문가단을 구성해 감염 피해자들의 상황에 따라 치료 및 상응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한편 이들에게 사과하고 배상 등 후속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당국은 또 병원장, 병원 당서기, 부원장, 검사과, 의료부, 감염과 주임을 모두 면직 처리하고 원장과 부원장에 대해서는 당내 엄중 경고처분을 내렸다. 인턴 직원은 형사 피의자로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번 사건은 1996년 허난(河南)성에서 비위생적 매혈 행위로 수천명이 HIV에 감염되는 대형 에이즈 스캔들을 연상시키고 있다. 중국 당국은 당시 이 스캔들을 은폐하려 했으나 에이즈 퇴치운동가 가오야오제(高耀潔)와 의사들의 내부 폭로로 국제적 사건으로 확대됐다.

이번 사건은 특히 지난달 19일 에이즈 억제와 예방을 위한 5개년 규획을 마련하기도 했던 중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 통계로는 현재 중국에는 57만5천명의 HIV 감염환자가 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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