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선사들 북항→신항 이동 계속…항만공사, 북항운영사 통합 추진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의 무게 중심이 신항으로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1천943만2천여개(20피트짜리 기준) 가운데 신항이 1천287만7천여개로 66.1%를 차지했다.
부산항은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인 자성대부두가 개장한 이후 북항을 중심으로 급성장했으나 2006년 신항이 개장하고 1부두(3개 선석)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두 항만 간에 물동량 경쟁이 시작됐다.
개장 첫해 신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23만7천여개로 부산항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2007~2008년에 2부두(6개 선석), 2009년에 3부두(4개 선석)와 4부두(4개 선석)이 잇따라 문을 열고 해마다 100% 안팎의 성장을 거듭한 끝에 2012년에 처음으로 신항이 북항을 추월했다.
2012년 신항은 전체 컨테이너의 55.3%인 936만8천여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북항은 758만7천여개에 그쳤다.
신항의 비중은 2013년 62.0%, 2014년 64.0%, 2015년과 2016년 각각 66.1%로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물동량의 신항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은 신항이 배를 대는 공간인 선석 수와 장치장 면적, 수심 등 시설과 장비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항비용을 줄이려고 선박을 대형화하는 글로벌 원양선사들이 줄줄이 북항을 떠나 신항으로 옮기고 있다.
올해 1월 말 현재 규모가 큰 원양선사들의 정기노선 가운데 신항에만 기항하는 노선은 230개로 북항(39개)의 6배에 달했다.
신항을 이용하는 노선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반면, 북항에 기항하는 노선은 17% 줄었다.
반대로 소형선 위주로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선사들의 정기노선은 북항이 182개로 신항(23개)보다 월등하게 많다.
이처럼 대형선을 이용해 한꺼번에 많은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노선이 북항에서 신항으로 이동하면 물동량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새로운 원양선사 SM상선은 신항을 이용할 예정이다. SM상선의 올해 목표 물동량은 25만개이다.
신항으로 물량을 빼앗긴 북항은 부두 운영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사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1차로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의 운영사가 통합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자성대부두와 신감만부두 등 나머지 2개 부두 운영사도 통합에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lyh95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