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독설을 퍼붓거나 찬양을 보내는 트윗을 남발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날린 30회의 트윗을 분석한 결과, 예상과는 달리 주가가 고꾸라지거나 치솟아 오르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딸 이방카가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가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에서 퇴출당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이를 비난하자 이 회사 주가는 바로 0.5% 내렸지만, 1시간 뒤에는 상승세로 돌아서 결국은 4% 이상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의 반도체 공장에 7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CEO(최고경영자)를 칭찬하는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는 미동도 없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가 '비난 트윗'을 날린 직후 1시간 동안 목표로 삼은 회사의 주가에는 거의 아무런 충격이 없었으며 '찬사 트윗'은 1시간 동안 1% 정도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24시간 뒤에는 그 효과마저 사라지는 것이 통례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너럴 모터스(GM)와 월마트의 일자리 창출에 감사한다는 트윗을 올렸지만 그 직후 1시간 동안 주가는 소폭 오른 데 그쳤고 GM 주가는 오히려 0.3% 하락했다. 24시간 뒤에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1.2%와 0.7% 하락한 상태였다.
뉴욕타임스와 NBC, CNN 등 미디어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주 공격을 당했지만 주가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1시간 정도는 약간 하락했지만 결국은 소폭 오름세로 거래를 마치기가 일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GM이 쉐보레 크루즈를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고율의 국경세를 물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이 회사 주가는 오히려 상승 흐름을 타고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무용지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하고 멕시코 페소화에 일대 충격을 가한 그의 트윗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비난이나 찬사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특정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트윗이라면 여전히 이 기업의 주가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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