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우제류 소에서 돼지로도 전파…항체형성률은 소의 70% 불과
2010년 돼지 살처분 소의 5배 '악몽'…"백신 4주 지나면 보강접종"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AI에 이어 소 구제역 확진이 잇따라 전국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구제역이 같은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가축)인 돼지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2010년 11월∼2011년 4월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 때 경기도의 경우 전체 돼지의 71.0%인 166만3천마리가 살처분됐다.
소는 사육두수의 13.4% 6만7천마리가 매몰 처리됐다.
당시 청정국 지위 문제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고 발생농가 인근 농가도 예방적 살처분을 해 단순 비교가 쉽지 않지만, 돼지의 살처분 비율이 소의 5배를 넘은 셈이다.
지난해 도내 소의 구제역 평균 항체형성률은 94.6%로 돼지 67.8%에 비해 훨씬 높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연천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하며 백신 긴급접종은 소에 집중되고 있다.
도는 12일까지 도내 전체 사육 소 45만4천여마리 가운데 42만2천여마리에 대해 무료로 백신 보강접종에 나섰다.
소 백신은 생후 2개월, 3개월, 이후 6개월에 한 번씩 접종하는데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을 한 지 4주가 지나면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다.
경기도동물위생연구소 관계자는 "소와 돼지는 같은 우제류라 소에서 돼지로도 구제역이 전파된다"며 "소를 키우는 농장 간에 이동이 잦는 등 역학관계가 많은 데다 백신 물량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소 농가에 보강접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돼지에게 구제역이 전파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퍼질 수 있어 양돈농가에도 백신을 접종한 지 4주가 지났으면 추가 접종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의 구제역 전파력은 소의 100배에서 최고 3천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소보다는 돼지에게서 많이 증식돼 몸밖 배출량도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 도 동물위생연구소의 설명이다.
여기에 백신을 접종해도 소보다 항체 형성률이 떨어져 구제역이 빠르게 퍼진다.
소는 고정 상태에서 1마리씩 백신을 놓지만 돼지는 여러 마리를 돈사 한쪽으로 몰아 한꺼번에 접종하는 방식이라 정확성이 떨어진다.
또 지방층이 두꺼워 주사액이 지방층으로 흘러버릴 수도 있다.
게다가 모돈 외에 비육돈은 생후 6개월이면 출하하는데 통상 태어난 지 2개월에 1번 접종하고 출하하므로 전체적으로 소에 비해 항체 형성률이 떨어진다고 도 동물위생연구소는 전했다.
도내에서는 1만4천295개 농가에서 우제류 246만2천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돼지가 1천321개 농가 198만7천여마리로 가장 많고 소 1만2천192개 농가 45만4천여마리, 염소 423개 농가 1만4천여마리, 사슴 359개 농가 5천여마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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