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저스 "알렉사, 가정자동화에도 큰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디지털시대에 직격탄을 맞았던 음악산업이 인공지능(AI) 비서 덕분에 황금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아마존이 전망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음악 전문지 빌보드 인터뷰에서 "목소리로 작동시키는 기술과 음악의 '결혼'은 현재 이미 잘 돼 간다"면서 "음악산업의 다음 거대한 성장 분야는 가정"이라고 말했다.
베저스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스티브 붐 아마존뮤직 부사장은 "우리는 미래를 매우 낙관적으로 본다. 음악산업의 황금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AI 기술 '알렉사'를 탑재한 '에코' 스피커 덕분에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 음악을 듣는다고 그는 전했다.
베저스 CEO는 알렉사 때문에 음악을 듣는 자신의 습관이 바뀌었다면서 시각적 앱으로는 어려운 방식으로 음악을 요청할 수 있어서라고 했다.
"90년대의 슬픈 컨트리 음악을 들려줘" 같이 세분화한 요청도 가능하다는 것이 베저스의 말이다.
U2의 1980년대 음악을 듣고 싶을 때 기존 방식으로는 U2를 검색해 아티스트 화면을 띄운 다음, 80년대의 앨범을 찾아 새로운 재생목록을 만들어 곡명을 마우스로 끌어오는 데 5분이 걸린다면 알렉사로는 5초면 된다고 했다.
그는 자기 집의 모든 방에 에코를 뒀다. 날씨를 물어보려고 화장실에도 에코를 놨다고 했다.
아내와 4명의 아이가 있어 식탁에서는 저마다 좋아하는 음악을 알렉사에 요청해 "불협화음"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그는 음성인식 비서로 음악을 듣는 방식에서 기술이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빌보드의 지적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비약적인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 계속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베저스는 알렉사로 애플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보다 우위에 섰다고 평가받은 데 대해서는 "우리가 일찍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일종인 머신러닝을 아마존 내에서 10년 전부터 하면서 고객 추천 같은 것에 적용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식료품 사업인 아마존 프레시의 예를 들어 딸기의 등급을 매기는데 머신러닝이 인간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4년 가까이 비밀리에 알렉사를 개발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머신러닝 컴퓨터 과학자들을 포함한 2천명이 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에코는 소비자가 아마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는 경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에 대해 베저스는 "소비재를 재주문하기에는 좋은데, 많은 선택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은 디스플레이가 있는 것이 이용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성명령으로 음악 듣는 것 외에 가정 자동화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렉사, 집안의 불을 모두 꺼줘"라든가 "온도를 2도 높여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를 사실상 지배했다. 알렉사가 탑재된 냉장고, 스마트폰, 오븐을 비롯해 자동차까지 소개됐다.
한편 베저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정치적 야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내 삶을 사랑하고 내가 창조자인 것이 좋다"면서 아마존 외에도 우주 회사인 블루 오리진과 워싱턴포스트 같은 다른 사업체의 일을 즐긴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워싱턴에 큰 집을 산 베저스가 향후 "대통령 베저스"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만 답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하면서도 그가 출마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사업을 위해 현명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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