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진행 걸림돌"…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놓고 갈등 확산

입력 2017-02-11 06:01   수정 2017-02-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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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진행 걸림돌"…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놓고 갈등 확산

행정당국 이어 상인도 설치 반대…민간단체 강행 때 충돌 우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두고 행정 당국에 이어 도심 상인도 반대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는 민간단체가 오는 3월 1일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터에 설치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소녀상 설치 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중구청과 소녀상 설치를 놓고 2차례 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추진위는 유동인구가 많고 과거 일제에 저항한 현장인 동성로 광장에 소녀상을 세우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중구는 도로법상 소녀상이 도로점용 대상에 들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신 동성로 인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중앙도서관 구간, 3.1운동길 주변 쌈지공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추진위는 논의 끝에 2곳은 소녀상을 세우기에 부적절한 곳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중구에 소녀상을 기부할 의사도 있다고 했다.

추진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국가 과제이다"며 "소녀상을 공원에 설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중구가 건립 의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이 자연스럽게 역사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 설치 목적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9)도 "역사를 바르게 알리기 위해선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동성로에 소녀상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추진위와 중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 동성로 상인도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해마다 여는 각종 도심축제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오가는 사람이 쓰레기를 버리면 소녀상이 훼손될 우려도 있다는 등 이유를 들고 있다.

동성로상인회 관계자는 "최근 상인 20여명과 대책회의를 한 결과 대부분이 소녀상이 들어서는 것을 거부했다"고 했다.


추진위와 중구는 조만간 한 차례 더 협의할 계획이다.

추진위 측은 3차 협의 후에도 상황에 변화가 없으면 계획한 대로 동성로 광장에 소녀상을 세우는 것을 강행할 방침이다.

중구 관계자는 "교육 효과 등을 고려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추진위가 거절했고 동성로 사유지 가운데 건립 가능한 곳이 있는지 알아봤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추진위가 독단으로 설치에 나서면 절차에 따라 철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작년 1월∼12월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시민 2천여명이 참가해 7천200만원을 기부했다.

소녀상은 받침대를 포함해 가로 2m, 세로 1.6m, 높이 1.23m이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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