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량보다 선수 몸 상태가 더 중요"
(야에세<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화 이글스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10일 일본 오키나와 야에세 고친다 구장에 햇살이 비췄다.
감독실에 잠시 들어와 기록을 살피던 김성근(74) 한화 감독은 "따뜻해지네. 괜히 일찍 끝내자고 했나"라며 웃었다.
이날 김 감독은 고친다 구장 불펜에서 한화 투수들의 투구훈련을 이끌었다.
그는 "내 손끝이 차가워지는 걸 느꼈다"며 "'아차, 오늘은 훈련을 길게 하는 건 무리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일찍 훈련을 마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한화 선수단은 이날 오후 6시까지 훈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수 대부분이 3시 30분에 숙소로 가는 버스로 올랐다. 오후 4시부터는 이창열 강성원 등 젊은 타자 몇 명만 남아 타격 훈련을 했다.
2017년 스프링캠프에 대한 김성근 감독의 계획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김 감독은 '훈련량'에 대한 욕심이 많다. 예전보다 스프링캠프 기간이 보름 줄어든 올해는 물리적으로 훈련량이 줄어들까 더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을 넘어서면 부상 위험이 있다"는 생각이 앞섰다.
김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특히 추운 날에는 훈련량을 조절할 것이다. 부상 방지가 이번 캠프의 가장 중요한 테마"라고 설명했다.
한화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이 김 감독의 걱정을 지우기도 했다.
김 감독은 특히 선발 투수들의 구위에 만족했다. 그는 "최근엔 선수 칭찬만 하다가 인터뷰가 끝난다"고 껄껄 웃으며 "배영수, 장민재, 윤규진이 정말 뭔가 해낼 것 같다. 더 지켜봐야 하지만 심수창, 송은범도 변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재활조의) 안영명, 김혁민도 지금까지는 순조롭다"고 말했다.
이어 "알렉시 오간도와 새로 올 투수 한 명이 자리를 잘 잡으면 선발 쪽에 좋은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 김진영 등 어린 선수들도 성장세가 뚜렷하다"며 확실히 작년보다는 양적으로 활용할 선수가 많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여전히 다른 팀에 비해 훈련량이 많긴 하지만 지난해보다 한화의 훈련량은 줄었다.
그러나 효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김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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