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고대도시 팔미라에서 파괴한 일부 유물이 문화재 복원 강국인 이탈리아에서 복원됐다.
10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팔미라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2∼3세기 만들어진 조각상 2점이 이탈리아 문화재단인 인콘트리 디 치빌타의 후원으로 이탈리아 문화재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본 모습을 되찾았다.
각각 남성과 여성의 흉상인 이들 조각상은 IS가 2015년 5월 팔미라를 장악한 직후 망치로 부서져 크게 손상됐다. IS는 당시 유물들을 보호하려던 노구의 팔미라 국립박물관장 칼레드 알-아사드(81)를 참수하며 극악무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유물들은 팔미라가 10개월 만에 IS의 수중에서 벗어난 작년 3월 훼손이 확인됐고, 복원 작업을 위해 파편들이 이탈리아로 옮겨졌다.
조각조각 난 여성의 흉상은 이탈리아 복원 전문가들이 한 조각 한 조각씩 맞추는 수고 끝에 원형을 되찾았다. 남성의 흉상은 정교한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마무리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복원된 두 조각상을 이달 말 시리아 측에 돌려준다. 시리아는 수도 다마스쿠스의 중앙은행의 금고에 이 유물들을 보관할 것으로 전해졌다.
복원을 주도한 인콘트로 디 치빌타의 프란체스코 루텔리 회장은 "내 기억에 의하면 고대 유물이 전장을 벗어나 타국에서 복원된 뒤 본국으로 돌려보내진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이번 일은 작은 기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자수의 도시'라는 뜻을 지닌 팔미라는 오아시스 도시라는 입지를 이용해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무역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며 1∼2세기 때 번영을 누린 곳으로 작년 3월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탈환됐다가 작년 12월 다시 IS의 수중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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