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만으로 89km 주행…좁은 뒷좌석은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최근 다양한 친환경차 출시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나에게 맞는 차를 고르기는 쉽지 않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 등 비슷해 보이면서도 기술적으로 다른 모델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쉐보레의 볼트(Volt) PHEV는 요약하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장점을 적절히 버무린 차다.
전기차처럼 220V 콘센트에서 쉽게 충전하고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의 조합으로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했다.
이런 점에 흥미를 느껴 차량 공유 업체 그린카에서 볼트를 대여했다.
볼트는 프리우스나 아이오닉 등 다른 하이브리드처럼 공기저항을 줄이는 외관을 갖췄다.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이 매끄러워 전체적으로 더 날렵해 보이는 등 경쟁 모델보다 덜 하이브리드스러웠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었다.
운전석 계기판에 배터리 잔량과 가솔린 엔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표시, 운전 중 언제라도 남은 주행거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센터페시아에 달린 8인치 스크린은 에너지 사용과 연비 등 차량 운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예를 들어 내리막길에서 페달에서 발을 떼자 바퀴의 회전으로 발생하는 에너지가 다시 배터리로 흘러들어 가 충전되는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주행 성능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볼트는 두 개의 모터가 작동하는 볼텍 시스템을 탑재, 시중에 판매되는 PHEV의 두 배에 달하는 최대 111kW의 출력을 발휘한다.
이 때문에 페달을 밟으면 전기 모터의 반응과 가속이 빨랐다.
강력한 모터 덕분인지 대부분 거리를 가솔린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만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전기차 특성상 주행은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코너에서의 무게 중심도 안정적이었다.
쉐보레는 볼트를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라고 부른다.
발전용 엔진(Range Extender)을 기반으로 한 구동 시스템이 방전된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충전하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1번 충전으로 최대 89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가솔린 엔진을 함께 이용하면 총 676km를 갈 수 있다.
휘발유를 쓰지 않고 전기만으로 웬만한 수도권은 출퇴근이 가능한 셈이다.
볼트의 가장 눈에 띄는 불편함은 뒷좌석 공간이다.
배터리가 2열 중앙에 칸막이처럼 올라와 있어 3명이 아닌 2명만 앉을 수 있고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하기가 힘들어 패밀리카로 좀 부족해 보였다.
운전을 마친 뒤 충전은 편리했다.
주유하듯 운전석 문 앞쪽에 있는 충전구에 충전기를 연결하고 다른 한쪽을 건물 지하 주차장의 220V 콘센트에 꽂았다.
다만 미국처럼 집마다 차고를 보유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볼트를 편하게 타고 다니려면 충전 시설 확충이 시급해 보였다.
쉐보레는 그동안 차량 공유 업체에만 제공하던 볼트를 지난 1일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3천800만원이며 500만원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반영하면 3천157만원에 살 수 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