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럼' 깨다가 치아에 금 갈 수 있어…지방 많이 포함된 견과류는 한 줌씩만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2월 11일(음력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둥근 보름달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고 어둠·질병·액운을 밀어내는 밝은 기운을 뜻해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는 쥐불놀이·더위팔기 등을 통해 평안과 풍년을 기원했다.
정월대보름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부럼 깨기' 등을 할 때 치아가 손실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치과·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밤·땅콩·호두·은행·잣 등 딱딱한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부럼 깨기'는 피부질환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며 치아를 튼튼하게 하려는 풍습이다.
다만 치아가 약한 사람이 부럼 깨기를 하면 치아 손상과 턱관절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평소 부드럽게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딱딱한 음식에 대한 치아의 내성이 약해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치아에 미세한 금이 생기면 더는 틈이 벌어지지 않도록 치아에 크라운을 씌워서 치료할 수 있다. 통증이 해소되지 않고 치아의 금이 급속도로 갈 경우는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 치료를 해야 한다.
고수진 을지대병원 치과 교수는 "치아에 금이 가더라도 눈으로 구별하기 쉽지 않다"며 "딱딱한 부럼을 씹은 뒤 다른 음식을 먹을 때 갑작스럽게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견과류은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어 적절하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을 높여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견과류도 과하게 먹으면 해롭다.
권길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견과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열량 증가로 체중이 늘고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률이 커지므로 정월대보름에 한 줌 정도만 먹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월대보름 대표 음식인 오곡밥은 장이 약해 소화불량이 잦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 탈이 날 수 있다.
오곡밥에 들어간 팥은 칼륨이 풍부해 피부에 부기를 빼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지만, '사포닌' 성분은 소화를 방해한다.
백진경 을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팥에 있는 사포닌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출시켜 주지만 장이 약한 사람은 가급적 피하는 게 소화불량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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