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9.7%→2014년 61.3%로 답보… OECD 24위→28위
"실제 업무엔 IT 안 써…이메일 대신 전화·방문"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한국의 기업 홈페이지 보유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평균에 한참 미달하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자부심이 무색한 통계다.
12일 OECD의 디지털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기업 홈페이지 보유 비율은 61.3%에 그쳐 비교 대상 33개국 중 헝가리와 함께 공동 28위였으며 OECD 평균(76.2%)보다 현격히 낮았다. 이는 종업원이 10명 이상인 제조업과 비(非)금융 시장 서비스업 기업들을 조사한 것이다.
기준 시점보다 5년 전인 2009년 한국 기업의 홈페이지 구축 비율은 59.7%로 비교 대상 32개국 중 24위였고, 당시 OECD 평균은 69.3%였다.
OECD 평균이 급속히 오른 5년간 한국은 거의 제자리걸음이어서 순위는 더 떨어졌다.
2014년 기준 한국 기업의 홈페이지 구축 비율을 기업 규모별로 보면 종업원 수 10∼49명인 기업 58.0%, 종업원 수 50∼249명인 기업 77.7%, 종업원 수 250명 이상인 기업 87.7%였다. OECD 평균은 각각 72.6%, 87.7%, 93.6%였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나 통신서비스의 속도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ICT를 비즈니스에 실제로 활용하는 정도를 보여 주는 기업의 홈페이지 보유 비율은 오히려 매우 낮은 편이라는 얘기다.
한 소프트웨어개발 중소기업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즈니스는 직접 방문이나 전화로 하는 것이며, 이메일로는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홈페이지가 실제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만들었더라도 관리를 잘 하지 않아 이메일에 답장이 없거나 매우 늦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은행은 중소 상공인이 금융거래를 위해 찾아가면 반드시 유선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이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또 실존하는 업체인지를 114 정보로 확인한다"며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는 홈페이지나 이메일이 그리 유용하지 않은 기업이 꽤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대형 포털에 중소기업 이름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홈페이지가 아니라 주소와 전화번호와 지도를 보여 주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정보제공 관행도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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