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격려-당부 릴레이에 심리학 교수 면담 주선도
한국전력 핵심 강민웅 "오직 앞 경기만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신영철 감독이 최근 경기 전·후에 가장 많이 거론하는 이름은 강민웅이다.
경기가 잘 안 풀렸을 때는 "강민웅이 살아나야 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서는 "강민웅이 잘해야 한다",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끝내고는 "강민웅이 잘했다"고 말한다.
강민웅이 좋은 토스를 올려주면 아르파드 바로티, 전광인, 서재덕 등 탄탄한 공격진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로 누른 뒤에도 "민웅이가 잘했다. 고맙다"라며 "간혹 엉뚱한 토스가 나왔지만 나올 수 있는
토스였고 빈도가 줄었다. 과감하게 속공도 했다"고 칭찬했다.
신 감독은 대외적으로 강민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안에서는 강민웅의 '심리 안정'에 많은 공을 들인다.
그는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강민웅을 따로 불러 용기를 줬고, 시간이 나면 심리학 교수와 면담 자리를 만들어 준다.
강민웅은 자신의 정신력이 강한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런 감독의 배려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강민웅은 "감독님께서 예전에 자신이 선수로서 겪으신 일들을 빗대어 '너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라. 믿고 가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자신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기사를 안 본다"며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못한 날에는 기사를 아예 안 본다. 예전에는 봤는데, 요즘에는 경기에서 지면 아예 안 본다"며 "가뜩이나 멘탈이 약한데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잘못했을 때 나오는 비판을 회피하는 게 아니다.
강민웅은 "제가 못한 부분은 스스로 인정한다"면서도 "기사를 보면 그 부분이 자꾸 생각나니까 안 되겠더라"라고 털어놨다.
대신 "지나간 것은 잊고 앞으로 할 것만 생각하자"라고 다짐한다고 강민웅은 강조했다.
이는 면담과 심리상담 등을 통해 끌어낸 '정신력 다지기' 방법이기도 하다.
강민웅은 "심리 교수님 말씀도 많은 도움이 됐다. (앞일에만 집중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안 되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저뿐 아니라 저희 선수들 모두 그렇게 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전력은 2위 자리에서 현대캐피탈, 우리카드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여전히 팀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하는 강민웅은 "뒤에 할 경기는 생각 안 하려고 한다. 오늘 잡힌 경기, 내가 오늘 한 경기만 생각할 것"이라며 "지금의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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