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한 여성 장관이 자신이 주 총리로 있을 때 성폭행범을 고문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혀 논란에 휩싸였다.
11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우마 바르티(57·여) 인도 연방 수자원부 장관은 지난 9일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에서 주 의회 선거 지원 연설을 하면서 "강간범들을 희생자 면전에 데려다 놓고 용서를 빌 때까지 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르티 장관은 이어 "강간범들을 거꾸로 매달아 피부가 벗겨지도록 때리고 상처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려야 한다"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나아가 그는 2003∼2004년 자신이 마디아프라데시 주 총리로 있을 때 "실제로 경찰관들에게 강간범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때리고 피해 여성들이 지켜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인권에 어긋나는 처벌이라고 반대하는 경찰관에게 "악마 같은 행동을 한 이에게 인권이 있을 수 없다. 악마는 목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바르티 장관은 지역정당인 사마지와디 당(SP)이 집권하고 있는 우타르프라데시 주 정부가 지난해 7월 모녀 집단 성폭행 사건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르티 장관은 과거에도 몇 차례 강경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일부 누리꾼은 그의 발언을 놓고 "정말 고문을 했다면 당장 기소돼야 한다", "인도에 이런 정치인이 있다는 것이 수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바르티 장관의 발언에 심정적으로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바르티 장관이 주총리로 재임하던 당시 강간 범죄 발생 건수는 인도 전역에서 가장 높았다.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바르티 장관이 주총리로 있던 2003∼2004년 마디아프라데시 주가 인도 전역 20여개 주 가운데 강간 범죄 발생 건수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