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수수료만 6천만원대…법원 "특허발명 인정 안 돼"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특정 문구나 이미지를 받는 사람 휴대전화에 표시되게 하는 SK텔레콤의 '레터링 서비스'가 200억원의 특허 및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지만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이태수 부장판사)는 특허권자인 A씨 등 2명이 "특허권침해를 중단하고 손해배상금 총 200억원을 지급하라"며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 금지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A씨 등의 발명 범위에 속한다고 인정할 수 없고, 만약 범위에 속한다 하더라도 A씨 등의 특허발명에는 무효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레터링 서비스는 수신자의 단말기에 텍스트나 이미지, 동영상이 표시되게 하는 부가 서비스다. 주로 기업들이 스팸 전화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대한 고객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활발히 사용한다.
A씨 등은 레터링 서비스가 자신들이 출원한 '광고 기능을 갖는 음성 기반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 제공 방법 및 장치'와 '광고 포함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 및 장치' 2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SK텔레콤이 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부당하게 특허를 침해한 손해의 배상액을 1인당 100억원씩 달라는 취지였다. 소송 규모가 커 인지액(수수료)만 6천400여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 등이 소유했다고 주장한 특허권이 사실상 실체가 없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은 2009년 특허권을 등록하려다가 등록료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특허권이 소멸했고, 이후 추가 납부 기간에도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를 활용한 사업 가능성을 설명하는 사업제안서만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또 "A씨 등의 발명은 일반적인 기술자가 기존 발명으로부터 쉽게 발명해낼 수 있어 진보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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