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설'속 진보지지층 결속 시도…대세론 굳히며 안희정 부상 견제
보수 텃밭 TK 내려가서도 '탄핵투쟁' 외쳐…"朴대통령측 대반전 노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김동호 기자 = 야권의 선두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다시 '촛불'을 높이 들고 광장으로 나왔다.
이르면 내달 초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할 것으로 낙관하면서 '이완된' 기류를 보이는 진보지지층을 다시 결속하려는 행보다.
특히 일각에서 탄핵심판 지연 또는 탄핵기각설이 제기되고 박근혜 대통령 측이 대반전 카드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 상황인식 속에서 탄핵정국의 동력을 살려 나가는데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광화문 촛불집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조속한 탄핵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다시 광화문에 모였다"며 "조속한 탄핵을 바라는 많은 국민의 염원들, 간절한 마음을 헌재가 잘 받들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특검 대면조사를 거부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 거부에 이어 특검 수사까지 거부하고 나선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 지도자로서 있을 수 없는 그런 태도라고 생각한다. 국법 질서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가 이처럼 '광장'과 다시 결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의 급부상으로 대선판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대세론'을 떠받치고 있는 탄핵정국의 동력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진보지지층을 결속하고 중도ㆍ온건층으로의 외연 확대를 시도하는 안 지사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권의 텃밭인 TK(대구·경북)의 심장부인 대구로 내려가서도 '탄핵투쟁'을 외쳤다.
문 전 대표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포럼 대구·경북 출범식에서 "탄핵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끝난 것 아니다"며 "아직은 탄핵에 집중하고 촛불을 더 높이 들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2월 말 탄핵은 물론 3월 초 탄핵도 불투명하다"며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이 (3월13일) 퇴임하면 탄핵은 혼미해지고 변수가 너무 많아진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 대행이 퇴임하면) 남은 7명의 재판관 가운데 두 명만 반대해도 탄핵은 기각된다. 또 심리 정족수가 있어 7명의 재판관 중 한 명이 사임을 하고 또 한 명이 어떤 사유로 심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 심리를 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대반전을 노리고 재판 지연을 위해 온갖 수단을 쓰고 있다"며 "대통령 개인 행위가 아니라 적폐세력이 정권연장을 위해 조직적으로 책동을 벌이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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