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 감독 "한일전, 선수들이 100%로 뛰어줬다"
(고양=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1일 일본전 3-0 쾌승으로 막을 내린 'KB금융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 2017'은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린 국제친선 아이스하키 대회다.
대표팀 사령탑이라면 누구라도 국내 팬들에게 그동안의 성과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을 터다. 하지만 백지선(50·미국명 짐 팩) 감독은 달랐다.
1차전에서 세계 13위의 강호 덴마크에 4-2 승리를 거둔 백 감독은 헝가리(19위)와 2차전에서는 김상욱, 조민호, 마이크 테스트위드, 에릭 리건, 맷 달튼 등 주력을 뺀 채 경기에 임했다.
이번 대회를 맞아 소집한 32명의 대표선수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기 위해 승리에 욕심을 부리지 않은 것이다.
한국은 이날 고양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일본과 대회 최종전(3차전)에서 3-0 완승을 했으나 헝가리전 패배에 발목이 잡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원하던 우승은 거두지 못했으나 한국은 이번 대회 최강팀 덴마크를 꺾고 자신감을 챙겼다. 여기에다 선수들 전원을 테스트하는 부수입까지 거뒀다. 이날 일본전 완승은 화룡점정이었다.
백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가 60분 동안 100%로 뛰어줬다"며 한일전을 맞아 전력을 다한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그는 "하루하루 팀이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개개인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팀으로서 발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세계적인 수준과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감독은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선수를 테스트하고 싶었고, 높은 수준의 팀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하는지 지켜보고 싶었다"며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 많은 것을 배운 대회였다"고 이번 대회를 결산했다.
백 감독은 동양인 최초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아이스하키리그인 NHL의 우승컵인 스탠리컵을 들어 올린 주인공이다.
캐나다 교포인 그는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수비수로 뛰던 1990-1991, 1991-1992시즌 두 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백 감독이 2014년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 아이스하키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덴마크전 사상 첫 승리와 한일전 2연승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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