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헐시티 꺾고 2연패 탈출…웽거 감독 "헐시티에 미안"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골잡이 알렉시스 산체스(29)가 손으로 넣은 골이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단숨에 정규리그 득점 선두로 올라서는 '찝찝한 행운'을 맛봤다.
아스널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헐시티와 2016-2017 정규리그 25라운드 원정에서 혼자서 2골을 책임진 산체스의 활약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헐시티를 꺾은 아스널은 최근 정규리그 2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왔고 승점 50(골득실+26)을 쌓아 리버풀에 0-2로 패한 2위 토트넘(승점 50·골득실+28)과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3위에 랭크됐다.
24라운드까지 15골로 로멜루 루카쿠(에버턴·16골)에 이어 득점 랭킹 2위였던 산체스는 2골을 몰아쳐 득점 선두로 치고 올랐다.
다만 산체스가 터트린 결승골은 손을 맞고 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신의 손' 논란에 휩싸였다.
전반 34분 키에런 깁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슈팅이 골대 앞을 지키던 헐시티의 수비수 앤드루 로버트슨의 발에 걸렸고, 흘러나온 볼을 산체스가 달려들어 왼발로 슈팅했다.
산체스의 슈팅은 재빨리 몸을 던진 헐시티의 골키퍼 엘딘 야쿠포비치의 발에 막혔지만 공교롭게도 튀어나온 볼이 산체스의 오른손목에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헐시티 선수들은 일제히 산체스의 핸드볼을 주장했지만 페널티지역 왼쪽 구석에서 있던 주심은 상황을 보지 못해 그대로 득점으로 선언됐다.
산체스가 의도적으로 손을 내민 것은 아니었지만 주심이 핸드볼 반칙을 선언해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산체스의 결승골은 '신의 손' 논란으로 번지고 말았다.
산체스는 후반 추가 시간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추가골을 꽂아 득점랭킹 1위로 올라서는 행운까지 맛봤다.
경기가 끝난 뒤 헐시티의 수비수 로버트슨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산체스의 골은 분명히 핸드볼 반칙"이라며 "후반전이 시작될 때 주심이 우리에게 '핸드볼 반칙이 맞다'고 사과했다"며 "주심도 하프타임 때 경기 리플레이를 보고 자신의 판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분명히 본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슨은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라서 주심이 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주심도 100%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확실하지 않았을 때는 판정을 내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산체스의 '신의 손' 논란에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도 "헐시티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벵거 감독은 경기 끝난 뒤 '산체스의 득점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라며 "내가 많은 것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지만 심판의 판정은 내 영역이 아니다. 어쨌든 헐시티에 미안한 감정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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