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천명 목표인원 중 2만9천여명 참여…반 트럼프 대규모 시위 예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을 예고한 가운데 멕시코에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미국인에게도 비자 발급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운동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NVI 노티시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2주 전부터 체인지닷오알지(CHANE.ORG)라는 사이트에서 멕시코에 입국하려는 미국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멕시코 정부에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운동이 진행 중이다. 현재 미국인들은 멕시코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권리와 책임 측면에서 양자 호혜적이며 공평한 국제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멕시코에 체류 중인 미국민에게 공정해야 한다"고 온라인 청원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하는 것은 정부 재정수입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3만5천 명을 목표로 시작된 온라인 청원운동에 지금까지 2만9천여 명이 동참했다.
이 사이트는 브라질, 볼리비아, 파라과이, 쿠바, 중국은 이미 미국 방문객에게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며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를 비롯한 전 세계 출신 불법 체류자들의 대대적인 추방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 시민들 사이에 미국의 일방적인 조처에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는 12일 수도 멕시코시티를 비롯한 16개 도시에서는 국경장벽 건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반 멕시코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비브라 메히코'(일어나라 멕시코) 시위가 펼쳐진다. 독일, 스페인, 미국에서도 관련 행사가 열린다.
'비브라 메히코' 시위는 멕시코 시민단체, 교육기관, 경제단체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해 조직했다고 엘 우니베르살은 전했다.
같은 날 보수 정치단체가 주축이 돼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도 열린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에 거주하는 자국 출신 불법 이민자들의 대규모 추방을 준비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달 30일 최근 추방 위기에 놓인 불법체류 이민자를 지원하기 위해 5천만 달러(575억 원)의 예산을 주미 멕시코 영사관에 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시우다드 후아레스와 미 시카고 등 4개 도시의 시장은 전날 시카고에서 만나 멕시코 출신 불법 체류자의 소송을 지원하는 등 권리 보호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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