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북한의 12일 탄도미사일 발사가 부산 소녀상 설치 문제로 교착상태를 거듭하는 한일관계의 돌파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일본은 지난해말 부산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지난달 9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일시 귀국 등 강경대응 조치에 나섰다.
이후 경기도의회 일각에서 독도 소녀상 설치를 추진했고, 이에 일본 각료들까지 나서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하며 한일관계는 무한대치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 정부 내에서 나가미네 대사 조기 귀임론은 힘을 잃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측근들은 "한국 측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강경론으로 돌아섰다.
한국에서도 탄핵 정국 속에서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나가미네 대사의 일본 일시 귀국은 지난 9일로 만 1개월을 넘어서며 장기화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사실상 소통부재 상태였던 한일간의 외교 라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일단은 변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 외교부의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통화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일, 한미일이 긴밀히 연대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일본 언론도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점에 영향을 줄지에 주목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제반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나가미네 대사 귀임 등 앞으로 한일관계의 향배는 미국 방문길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귀임하는 오는 13일 이후에나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는 나가미네 대사의 일시귀국 조치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일 간 연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고 전했지만 지지통신은 "일시귀국한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기가 앞으로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