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 장관이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의 화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견주며 자신과 같은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소속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엄호하고 나섰다.
오는 9월 총선에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총리후보로 나서는 슐츠 전 의장은 총리직 4연임을 노리는 메르켈 기민당 총리후보를 맹추격 중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발매된 주간지 슈피겔 인터뷰에서 "슐츠가 지지자들에게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외치게 한다면 그것은 언술 자체만 놓고 보면 트럼프와 거의 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슐츠의 화법은 놀라울 정도로 오바마와 트럼프의 것이 뒤섞여있다"면서 "슐츠가 이 사회의 분열을 포퓰리즘적으로 들먹이는 양태가 지난 미국 대선 때 나타난 탈진실적 방식(또는 과진실적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용어는 객관적 사실로 접근하기보다 주관적 감정에 호소해서 여론을 만들어가려는 경우를 두고 자주 사용된다.
메르켈에 대해 평소에는 비판적이기도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결정적으로 그를 엄호하는 쇼이블레 장관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은 우리나라(독일)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훌륭한 성취를 이뤘음에도 슐츠는 그걸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슐츠 전 의장이 기득권 세력이 아닌 서민 출신으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슐츠는 어디에선가 난데없이 나타난 약자가 전혀 아니다"라고 반론하고 그가 유럽의회 의장까지 지낸 유럽 정치무대의 오랜 기성 정치인임을 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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