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오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재소환 조사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조사한 삼성의 순환출자 해소 관련 특혜 의혹이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의혹의 핵심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 이후 양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던 삼성SDI[006400]의 통합 삼성물산 주식 처분 규모를 애초 1천만 주에서 500만 주로 줄여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특검은 지난 8일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10일에는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을 차례로 불러 삼성SDI의 주식 처분에 관한 공정위의 조치와 청와대 지시 여부 등을 캐물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 하루 전인 이날에는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청와대의 압력을 받은 공정위가 양사의 합병 이후 순환출자 해소 차원에서 처분해야 할 삼성SDI의 보유 주식 규모를 줄여줌으로써 이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면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때 그의 뇌물 혐의를 뒷받침할 새로운 정황 증거로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삼성은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어떠한 특혜를 받은 바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삼성은 합병 당시 삼성SDI 보유 주식의 처분 필요성에 대해 로펌 2곳에 문의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이므로 그대로 보유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법률자문을 받았다.
그럼에도, 삼성은 자발적으로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는 합병 건을 검토하면서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전원회의를 거쳐 2015년 12월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 마련, 2016년 2월 말까지 500만 주를 처분하도록 했다.
삼성SDI는 공정위의 결정 사항을 이행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특검은 공정위 내부에서 애초 1천만 주 처분 의견이 제시됐다가 500만 주로 줄어든 과정에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필요했던 삼성이 청와대를 움직여서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국민연금공단의 지원을 받아냈고, 이같은 처분 주식 감소 혜택까지 누리게 됐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 대가라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삼성은 합병 이후 이 부회장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이 16.54%에 달하는 등 삼성 대주주의 지분이 39.85%였기 때문에 삼성SDI가 전체의 2.64%에 불과한 500만 주를 추가로 처분하더라도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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