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특검 재소환·지주사 전환 불투명 겹악재 탓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재소환 소식에 13일 180만원대로 내려섰다.
이날 오전 9시 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30% 내린 189만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보합세를 보인 지난 9일을 제외하면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미래전략실 해체선언과 지주회사 전환 불확실성 등으로 부진했다. 200만원에 육박했던 종가는 지난 13일 191만8천원까지 밀려났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약세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는 물론 정보기술(IT)주가 전반적으로 빠졌다"며 "상법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의 지연 가능성,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우려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주가 하락을 이끈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지난 한 주(6∼10일)간 팔아치운 규모는 총 3천219억8천만원어치에 달했다.
문제는 지난달 한차례 부각됐다 사그라들었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마저 재점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재용 부회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한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지난달 12일 첫 소환 조사 이후 32일 만이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재소환한 것은 뇌물공여 혐의를 뒷받침할 새로운 단서와 물증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삼성전자의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도 피의자 신분으로 함께 소환한다. 이들은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으며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 등과 연관돼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조사한 뒤 이른 시일 안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세철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소환으로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3월 출시되는 갤럭시 S8과 1분기 말 반도체 부문의 실적 확대에 대한 기대감 등을 통해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