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잽' 날린 北에 어떻게 반격할까…조만간 대응나설 듯

입력 2017-02-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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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잽' 날린 北에 어떻게 반격할까…조만간 대응나설 듯

세컨더리 보이콧·사드 배치 속도·중국활용론·선제타격론

"트럼프 정부 카드 제한적·오바마 때와 크게 다를 것 없어"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떠보기'로 해석되는 만큼 트럼프 정부가 조만간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 등에 대한 주문이 이어지고 선제타격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막상 트럼프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제한적이라는 한계론도 뒤따른다.

먼저 백악관을 비롯한 워싱턴 정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강경한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미 CBS의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가 "아주 조만간(very soon) 다른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고 말해 대응을 경고했다.

그는 "이 신호는 우리가 미국의 군사력을 크게 재구축하기 시작하는 때"라고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밤중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규탄한 것도 미국이 북한에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원 동아태 담당 소위원회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위원장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정부는 즉각 일련의 대북 강경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의회에서 지난해 통과된 '북한제재법'을 이행해 추가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신속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라고 주장했다.

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압박하기 위해 북한 인근에서 동맹과 정기적인 군사훈련을 펼치는 무력시위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공론화 중이던 선제타격론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8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메릴랜드) 상원의원에게 제출한 인준 청문회 서면답변 자료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서부터 외교 문호 개방까지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북한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지적도 곧바로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정부는 북한 도발 대응책으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런 옵션들은 긴장 고조를 피하면서 미국의 결의만 보여주는 정도로 주도면밀히 계산된 것으로 결국 오바마 정부의 대북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고 한 익명의 트럼프 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은 금융에 고삐를 죌 수 있는 새로운 재제를 가하거나 한반도 인근에서 공동 군사훈련과 공·해군 병력 증강에 나서거나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대북 제재를 강화하거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방안도 있지만, 트럼프 정부로서는 이것 역시 쓰기 쉽지 않은 카드다.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에 자체적인 이해관계가 강하게 걸려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출범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지난주에야 첫 전화통화를 할 만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의 도발 억제를 목표로 미국이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는 것과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서로 충돌하는 옵션이기도 하다.

아시아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트럼프의 옵션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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