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혈압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4종류의 혈압약을 각각의 용량을 4분의 1로 줄여 한 캡슐에 넣은 복합 혈압강하제가 효과가 탁월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임상시험 결과 밝혀졌다.
혈압약은 사람에 따라 특정한 한 가지 약이 잘 듣지 않아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2가지 이상을 함께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호주 시드니대학 조지 연구소(George Institute)의 클라나 초우 박사 연구팀이 ▲이르베사르탄(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암로디핀(칼슘 통로 차단제) ▲아테놀올(아드레날린 수용체 길항제) ▲하이드로클로로티아자이드(이뇨제) 등 4가지 혈압약을 각각의 정상 용량을 4분의 1로 줄인 다음 한 캡슐에 넣어 고혈압 환자에게 4주간 투여한 결과 모두 혈압이 정상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혈압이 평균 154/90mmHg로 고혈압에 해당하지만,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는 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4가지 복합약 또는 위약을 4주 동안 복용하게 하고 2주간은 쉰 다음 이번에는 복합약을 먹은 그룹은 위약으로, 위약을 복용한 그룹은 복합약으로 바꾸어 4주간 먹게 했다.
각각의 4주 후 24시간 평균혈압을 측정해 임상시험 전과 비교했다.
복합약을 복용했을 때 18명 모두가 혈압이 정상수치인 140/90mmHg 아래로 떨어졌다. 위약을 먹었을 때는 18명 중 6명만이 정상 혈압을 보였다.
혈압이 135/85mmHg 이하로 떨어진 경우는 복합약을 먹었을 때가 18명 중 15명, 위약을 먹었을 때는 18명 중 7명이었다.
복합약을 먹었을 때와 위약을 먹었을 때의 24시간 평균혈압 차이는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이 18.7mmHg, 이완기 혈압이 14.2mmHg였다.
병원 진료실에서 잰 혈압 차이는 수축기 혈압이 22.4mmHg, 이완기 혈압이 13.1mmHg로 나타났다.
혈압약을 복용할 때 흔히 나타나는 현기증, 설사, 기침 같은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대개 한 가지 혈압약이 처방되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며 이처럼 100%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초우 박사는 지적했다.
물론 이는 단기간의 임상시험 결과이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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