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들 트럼프發 엔화 약세에 장밋빛 실적 전망 내놔

입력 2017-02-13 12:00  

日기업들 트럼프發 엔화 약세에 장밋빛 실적 전망 내놔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일본 주요 기업들이 엔화의 급격한 약세에 힘입어 줄줄이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SMBC닛코증권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도쿄 증시 1부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200여 개사가 다음 달 31일로 끝나는 2016 회계연도의 실적 전망치를 올렸다.

도교 증시 1부 상장기업 중 다음달 회계연도가 끝나는 1천446개사 가운데 81%가 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을 낙관하는 상장사의 대부분은 도요타와 캐논 같은 수출기업들이었다. 반면에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상장사는 76개사에 불과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2016 회계연도 이익 전망치를 종전의 1조5천500억 엔에서 1조7천억 엔으로 높였고 매출의 80%를 해외에 의존하는 카메라제조업체 캐논은 올해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3% 늘어난 1천700억 엔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쓰이와 미쓰비시 같은 종합상사들도 모두 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30%가량 높였고 JX홀딩스와 이데미쓰 등 정유사들도 국제 유가의 상승을 이유로 낙관적인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라쿠텐증권의 구보타 마사유키 수석투자전략가는 "일본 기업들은 이익 전망치를 신중하게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이 일찌감치 회계연도 전체의 실적을 조정한다는 것은 이익 모멘텀이 강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주요 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예고하게 한 주된 요인은 달러화 강세가 불러온 엔화 약세다.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엔화환율은 이날 달러당 114엔대를 기록, 작년 4분기 달러당 101엔대 비해 급등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환율이 상승하면 엔화가치는 떨어진다.

라쿠텐 증권의 구보타 수석투자전략가는 엔화 약세 외에도 미국과 중국 경제의 호전과 원자재 가격의 반등, 사물인터넷 부문을 위시한 민간부문의 투자 확대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는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발언과 그가 내놓은 무역정책들로 인해 실적 달성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다며 경계감을 표시하고 있다.

다이와 증권의 다카하시 가즈히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정책들이 실적 전망에 미칠 충격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세를 강행하기로 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드러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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