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지사업 후유증 고스란히 남아…지장물 800여건 중 100여건 존치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시가 명품단지를 표방한 하남3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늑장공사에 부실설계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발한 뒤 토지소유주에게 되돌려주는 환지(換地) 방식의 한계와 후유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산구 하남과 흑석동 일대 61만여㎡에 하남3지구 도시개발사업이 2006년 개발 수립 뒤 10년 넘게 진행 중이다.
찬반 논란 끝에 2013년 8월 착공했으나 오는 3월 말 준공을 앞두고 공정률은 절반을 겨우 웃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사현장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사업지구 곳곳에서 각종 기형적 현장이 드러나고 있다는 데 있다.
철거해야 할 지장물(支障物) 824건 중 무려 102건이 존치된 상태서 설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주택과 각종 공장, 주유소, 고물상까지 존치하면서 이 지장 건물을 피해가며 설계가 진행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0여 곳이 도로와 택지의 높이가 맞지 않는 이른바 단차(段差)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조속히 시정되지 않으면 분양받은 택지에 건물을 제대로 지을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택지지구 내에 자연부락이 그대로 존치하고 일부 존치 건물은 진입로가 없어지는 등 맹지가 될 우려가 있다.
상당수 도로가 지장물을 피해 설계되다 보니 기형적 구조가 적지 않다.
건물 마당을 관통해 도로가 개설되는 현장도 있다.
감보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 공원 등 공공시설물의 비율이 다른 택지지구와 비교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친환경적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명품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애초 취지와도 거리가 있다.
도로 폭이 다른 택지지구와 비교해 좁거나 인도가 없는 도로가 태반으로 그만큼 교통환경이 열악할 우려가 높다.
감보율(減步率)은 공사비 충당을 위한 체비지, 필수시설인 도로와 공원 등 공공용지로 들어간 비율이다.
이 지구는 감보율이 관련 법상 한도(50%)에 육박한 49.1%에 달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불가피한 지장물은 소유주를 설득, 철거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환지방식 사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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