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욕설이나 인격모독이 십계명을 어기는 중죄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AFP통신 등은 12일(현지시간) 교황이 삼종기도에서 십계명 중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이는 실질적인 살인에 뿐만이 아니라 모욕적인 언사를 포함해 인간의 존엄성을 공격하는 행위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처럼 해로운 말은 살인죄 따르는 것과 같은 평결로 이어지거나 그와 같은 무게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심각한 행동의 전제이자 악의가 가득 찬 행동을 드러내는 만큼 (살인과) 같은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는 모욕에 익숙해졌다"며 "마치 '굿 모닝'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욕을 하고 다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형제를 모욕하는 자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그 형제를 죽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 같은 설교는 그에 대한 비방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일부 언론 매체들은 사안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뒷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바티칸의 보혁 갈등이 수면 위로 됐으며 급기야 지난 4일에는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그를 비방하는 벽보가 나붙기까지 했다.
이 게시물에는 근엄한 표정을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 어느 교황보다 교회의 자비를 강조하는 것을 비꼬듯 "프란치스코! 당신의 자비는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담고 있다.
지난주에는 바티칸 공식 신문을 모방한 가짜 뉴스에 교황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가짜 뉴스는 교황이 교리를 묻는 말에 얼버무리는 답변을 한 것처럼 꾸며낸 허위 기사로 그를 풍자했다.
최근 가톨릭에서는 진보적 교황과 이에 반발하는 보수 성직자들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잇따른 비방의 배후로 교단의 보수 세력이 지목되고 있다.
교황청과 몰타 기사단은 교리를 깨고 미얀마에서 콘돔을 배포한 책임을 물어 조직 고위 관계자를 해임한 사건을 놓고 몇달째 불협화음을 냈다.
이는 교황으로 대표되는 진보 세력과 이에 불만을 품은 가톨릭 보수 세력의 대리전으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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