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장기 집권을 공고히 하려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강공'에 제1야당의 대표가 무릎을 꿇었다.
13일 일간 캄보디아데일리 등에 따르면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은 지난 주말 삼랭시 대표의 당직 사퇴를 받아들여 켐소카 부대표의 대행 체제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자의 반 타의 반' 망명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랭시 대표는 "당을 위한 결정"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는 훈센 총리가 야당 해체를 경고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종의 정치적 거래 가능성도 제기한다.
앞서 훈센 총리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당원이 있는 정당을 해산하고 유죄 판결을 받는 사람은 어떤 당직도 맡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자 정부 여당은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해왔다.
정부 여당은 부인했지만 훈센 총리 발언은 삼랭시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는 자신이 피소된 과거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캄보디아 당국이 2015년 11월 뒤늦게 형 집행 결정을 하자 그때부터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다.
훈센 총리는 올해 1월 삼랭시 대표를 상대로 100만 달러(11억5천만 원)의 명예훼손 배상요구 소송을 내고 승소할 경우 삼랭시 대표 명의로 돼 있는 CNRP 당사를 압류, 매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RP는 2018년 총선 전에 새 대표를 선임한다는 계획이지만 지도력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권좌에 앉은 지 32년이 된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그 득을 볼지, 역풍을 맞을지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오우 비락 캄보디아 정치평론가는 대부분 사람이 삼랭시 대표의 결정에 놀랐다며 향후 야당의 정치력과 국민의 변화 의지가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켐소카 CNRP 부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작년 9월 성매매 혐의로 징역 5개월을 선고받았지만 같은 해 12월 국왕으로부터 사면을 받았다. 그는 당시 자신의 사면을 도와달라고 훈센 총리에게 요청하고 사면 직후에는 고마움을 표시해 양측 사이에 이면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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