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전 주한대사 "주한대사 빨리 지명해 한미 관계 확고히"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한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방위비 분담금 조정 등의 문제를 꺼내선 안 된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인박스(Inbox)'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정치적 진공 상태일 뿐 아니라, 북한의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트럼프 시대를 맞아 미국의 아태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조언하기 위해 펴낸 것이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국의 정치적 리더십 공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가능한 가장 가까운 외교적, 정치적, 군사적 조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국을 조기 방문한 것은 현명한 처사였다"면서 "일본, 중국 대사의 이름이 발표된 것처럼 빠른 시기에 주한 대사도 지명해 한미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국 정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토는 이해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검토 결과를 기다리는 호사를 누릴 여유가 없다"면서 몇 가지의 즉각적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우선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ICBM에 대해서는 군사적 수단을 쓰게 될 것이라는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즉각 재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실시돼야 하지만, 북한에 추가 핵실험의 명분을 제공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이 필요하며, 뉴욕채널을 재가동해 미북 간 대화를 재개하고, 평양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도 공동의 이익에 기반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한국 선거에서 미국의 중립성은 조심스럽게 관찰될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친 미국의 접촉과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탠퍼드 아태연구소 신기욱 소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대부분의 아태지역 국가들은 미국의 의도에 관한 불확실성이 감소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명백하고 신속한 조치가 없으면 그들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역내 기구를 형성해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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