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프랑스의 유력 대선주자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아버지이자 FN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이 반유대주의 혐오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장 마리 르펜의 발언은 2014년 6월 그가 FN 웹사이트에 게재한 영상에 나와 있다. 그는 격분한 모습으로 팝 가수 마돈나와 프랑스 가수 야니크 노아, 파트리크 브뤼엘 등 자신을 비판한 유명 인사들을 비난했다.
특히 유대인인 브뤼엘에 대해 '한 화덕 분량의 빵(fourne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브뤼엘은) 우리가 다음번에 해치울 한 화덕 분량 빵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프랑스 당국은 그가 화덕을 뜻하는 'four'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의 인종 차별 반대 시민단체는 장 마리 르펜이 나치의 가스실을 암시하는 표현을 사용해 브뤼엘을 비하했다면서, 반유대적인 더러운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브뤼엘은 트위터에 "르펜이 다시 공격하고 있다"면서 "그는 자신과 FN의 진짜 얼굴을 우리에게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적은 뒤 '외국인혐오' '인종차별주의자' '반유대주의자' '메스꺼움'과 같은 해시태그를 함께 올렸다.
장 마리 르펜은 논란이 일자 '한 오븐 분량의 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정적이나 얼간이를 뜻했을 뿐 반유대주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전에도 인종 혐오 발언으로 유죄 판결까지 받은 그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는 나치의 유대인대학살(홀로코스트)를 역사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해 당 이미지를 완화하려는 딸 마린 르펜과 치열한 설전 끝에 쫓겨난 경험이 있다.
마린 르펜은 이후 아버지와 거리를 두며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극우·보수 진영의 지지를 토대로 오는 4∼5월 예정된 대선 유력 주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장 마리 르펜의 혐오 발언으로 결국 '원조 극우' 아버지에게 발목을 잡히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장 마리 르펜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딸의 낙선을 예언하기도 했다.
그는 "진지하고 슬프게 말하는데, 화해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FN 대표는 결선투표에서 떨어질 것이며 어쩌면 1차 투표에서 낙마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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