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97.6%, 투표율 97.2%"…임기 7년에 연임 제한없어 종신집권 가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 투르크메니스탄 대선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현 대통령이 승리해 3기 집권에 성공했다고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 중앙선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베르디무하메도프(59) 대통령이 97.69%의 득표율로 승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베르디무하메도프는 7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른 후보 8명이 함께 경쟁한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97.27%라고 중앙선관위는 소개했다.
치과 의사 출신으로 보건부 장관을 지낸 베르디무하메도프는 지난 2006년 기행을 일삼은 독재자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초대 대통령 사후 권한대행으로 권력 장악의 기회를 얻었다.
2007년 선거에서 89%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며 공식 집권한 그는 2012년 재선에서도 97%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고, 70세인 대통령 후보의 나이 제한도 없애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투르크메니스탄 헌법에 대통령 연임 횟수 제한은 없다.
집권 후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국제사회 편입을 시도하면서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국유재산 민영화법 시행을 천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2013년 총선부터 사상 최초로 복수정당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세력은 그가 여전히 철권통치를 하고 있으며 니야조프 전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금박을 입힌 자신의 기마 동상을 수도 한복판에 세우는 등의 개인숭배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투르크메니스탄 대선을 앞두고 "베르디무하메도프가 니야조프의 일부 해악적 정책을 개혁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핵심적 권력남용 정책은 계속하고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모든 후보에 대해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니야조프에 이은 베르디무하메도프의 권위주의적 통치 아래 세계 4대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투르크메니스탄의 500만 명 국민은 대부분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는 국제 유가 하락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 경제위기 여파로 더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