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공개 ICBM 액체엔진 실험 주시
전문가 "투트랙 가능하나 예측 못 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고체연료와 액체연료 추진 기술을 각각 기반으로 하는 '투트랙'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고체연료 추진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ICBM과 지난해 4월 실험장면을 공개한 액체연료 추진 기술을 토대로 하는 ICBM 개발을 병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고체연료와 액체연료 추진 엔진 2가지를 실험한 데 따른 것에서 비롯된다.
북한은 작년 3월 24일 '대출력 고체로켓 발동기(엔진)' 지상분출 시험에 이어 4월 9일에는 '새형(신형) 대륙간탄도로케트(ICBM) 대출력 발동기'의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각각 시험장면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3월에 공개한 고체로켓 엔진은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에 사용된 것으로 13일 북한 관영매체가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북극성 2형' 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를 리용하는(이용하는) 중장거리전략탄도탄"이라고 밝혔다.
이 고체로켓은 지난해 8월 24일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도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SLBM 1발을 동해 상으로 시험 발사해 500여㎞를 비행해 부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아 관련, 중앙통신은 전날 "지난해 8월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에서 이룩한 성과에 토대하여 사거리를 연장한 지상대지상(지대지) 탄도탄으로 개발할 데 대한 과업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3월 공개한 고체로켓 엔진이 그해 8월 SLBM에 이어 이번 '북극성 2형'에 적용되어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극성 2형이 고체연료 추진 ICBM의 중간 단계적 의미가 있으며 본격적인 고체연료 추진 ICBM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4월 9일 공개된 ICBM 대출력 엔진이다.
당시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이 엔진을 ICBM에 장착해야 한다. 이 엔진은 무수단 미사일 엔진을 기반으로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이 공개했던 실험장면을 보면 무수단 엔진 2개를 묶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무수단 엔진을 기반으로 한 이 ICBM 대출력 엔진을 ICBM급인 KN-08과 그 개량형인 KN-14에 장착을 시도하기 위해 무수단 미사일을 8차례나 시험 발사했다. 무수단 엔진 성능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험발사였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약 400㎞를 비행한 6월 발사 때 한차례만 제외하고 모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격노하면서 고체연료 추진 기술로 방향을 틀 것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김정은은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 "이제는 우리의 로케트공업이 액체로케트 발동기로부터 대출력 고체로케트 발동기에로 확고히 전환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략미사일이나 ICBM에 고체로켓 엔진을 사용할 것임을 시사해준 발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작년 4월 공개한 액체로켓 엔진을 폐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1일 신년사에서 ICBM 발사준비가 마감단계에 있다고 호언장담한 만큼 ICBM에 먼저 장착할 액체로켓과 고체로켓 기술 개발을 경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은 작년에 무수단 엔진을 KN-08과 KN-14에 적용하려고 무수단을 8차례 쐈으나 결국 신뢰성 검증을 하지 못했다"면서 "무수단 엔진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액체와 고체 2축으로 갈 수 있지만 두 길 모두 험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교수는 "작년 4월 시험을 보면 ICBM은 일단 액체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고체엔진을 보면서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고체가 결국 ICBM에 적용되겠지만, 아직 시작단계라면 시간상 기존 액체 개발라인을 그대로 가지고 갈 수도 있다. 그래야 ICBM 발사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김정은의 말이 설득력 있는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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