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품 포장재 뜯어낸 쓰레기 하루 100ℓ 봉투 100여 개"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중국인들이 미친듯이 면세품 포장백을 벗겨 던지고 청소 노동자분들은 하염없이 그걸 주워 하염없이 한쪽에 산처럼 쌓아 두시고 계셨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공항에 버리고 간 쓰레기로 '아수라장'이 된 모습을 보고 격분한 제주시민 노모 씨가 지난 12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장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노씨가 본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국대합실은 온갖 쓰레기로 가득했다. 아직도 몇몇 중국인 관광객이 면세점에서 산 물품의 포장재를 벗겨내 마구 버리고 있었다.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중국인들이 귀국 때 세관 검색에 대비해 포장을 전부 뜯어내 버리고 알맹이만 가져가려 하기 때문이다.
당일 제주공항 국제선 대합실에서만 자그마치 100ℓ들이 쓰레기봉투 100여 개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미화원 3명은 종일 중국인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노씨는 "저 쓰레기 비용도 다 도민이 부담하는 거겠지 싶고, 입도세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닐까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된 현장"이라며 씁쓸해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중국 관광객의 출국이 몰리는 오전 시간대와 오후 늦은 시간대에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정이 이렇지만, 쓰레기 무단 투기에 대한 단속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본국행 항공기 탑승을 앞둔 상태라 처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단속을 시행한다 해도 단순 계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면세품 정리구역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안내·청소 인력도 충원할 계획"이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면세품 포장을 간소화하는 방안도 면세점협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ji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