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美유엔대사도 발사후 '엉뚱한' 록스타 다큐멘터리 트윗글
WSJ "트럼프 외교정책 시험무대"…일일이 맞대응 안할 가능성도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아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북한의 '미국본토 핵무기 타격' 위협, 그리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하루 만에 트위터에서 '포문'을 열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평소답지 않은 자제'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런 묵언이 앞서 북한·이란에 대한 경고와 뚜렷이 대비된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새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을 때, 당시 당선인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의미를 일축했다.
그는 1월 2일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
지난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확인 때는 더 강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공식으로 (경고 메시지를) 통보받았다"라고 썼을 뿐 아니라 "(이란이) 미국과 한 끔찍한 협상(이란 핵 합의)에 감사했어야 했다"는 비난을 퍼붓기까지 했다.
그리고 곧바로 개인 13명과 12개 단체를 제재하며 대이란 제재를 확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아직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발사가 알려진 시점에 정상회담 중이던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예정에 없던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3개 단어의 성명'을 읽는 정도였고 '북한', '미사일'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을 지지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다음날 트위터 글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주인 마크 큐반을 비난했을지언정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은 올리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주도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북한의 발사 직후 북한과는 무관한 음악에 관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헤일리 대사는 1980년대 록스타인 조앤 제트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면서 "그녀의 삶과 음악은 항상 내게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칭송했다.
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북한의 도발 때마다 즉각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의향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제프리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직 (대북) 전략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외국 지도자가 트럼프 행정부에 던진 첫번째 위협'이라고 칭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은 미국의 다른 외교정책, 분쟁지역에 대한 대응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어서 전 세계 지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대북제재에서 미국의 '파트너'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며칠 뒤 이번 발사가 이뤄진 데 주목하면서 미국 의원들이 동북아 동맹과의 군사작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더 강한 제재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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