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닷새 만에'…수입 돌고래 왜 죽었나

입력 2017-02-14 13:01  

'불과 닷새 만에'…수입 돌고래 왜 죽었나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먹이 거부 후 7시간여 만에 폐사"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동물 학대' 논란에도 수입이 강행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전시용 돌고래가 수입 5일 만인 13일 오후 폐사했다.

고래생태체험관 측은 오전까지 건강했던 돌고래가 오후 들어 이상징후를 보인 뒤 돌연 폐사했다고 밝혀 사인에 관심이 쏠린다.


고래생태체험관은 14일 오전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돌고래 폐사 사실을 발표하면서, 폐사 당일 돌고래 증상과 조처사항 등을 설명했다.

체험관에 따르면 지난 9일 수입된 돌고래 2마리 중 1마리는 13일 오후 9시 15분께 죽었다. 수족관 반입 닷새 만이다.

몸길이 262㎝, 무게 184㎏의 4∼5세 암컷 큰돌고래인 폐사 돌고래는 8일 오전 7시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정을 출발, 약 32시간 만에 울산에 도착했다.

이 돌고래는 13일 오전 9시까지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당시 남구 촉탁직 수의사와 고래연구센터 연구사 등이 돌고래 상태를 점검했다.

이 돌고래는 9시 30분께 고등어 1.3㎏을 먹는 등 섭이(먹이를 먹음)에도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오후 2시 먹이를 처음 거부했다. 사육사들은 개인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수의사에게 먹이 거부에 대해 문의했으나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오후 3시 30분께에는 수면에 떠 있는 혈변이 발견됐다.

사육사들은 혈변을 채취해 재차 수의사에게 문의했고, 오후 6시께 수의사가 체험관을 찾아 돌고래를 살폈다.

당시 돌고래에게 수액과 항생제 투약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이 돌고래는 그러나 오후 9시께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에도 9시 15분께 끝내 죽었다.

담당 수의사는 '급성 바이러스 감염'을 원인으로 추정했으나,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체험관은 경북대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에 폐사 돌고래 부검을 의뢰해 사인을 규명하기로 했다.


원인이 무엇이든 돌고래 폐사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입 자체가 돌고래를 뱃길 700㎞, 육로 300㎞ 등 1천㎞를 이동시키는 대장정인 데다 일본의 해안 가두리에서 생활하던 야생 돌고래를 낯선 수족관 환경에 적응시키는 과정이어서 건강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동물보호단체는 지능이 높고 무리 생활을 해 '비인간 인격체'로 불리는 돌고래를 좁을 수족관에 가두는 것 자체가 돌고래를 죽음에 노출하는 일이라고 반발해 왔다.

기자회견에서도 "돌고래를 차에 태워 옮길 때 시속 70∼80㎞로 과속했다"거나 "왜 돌고래를 전담 관리하는 상근 수의사를 고용하지 않았나"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체험관 측은 "돌고래를 무진동 트럭으로 옮겼고, 과속한 사실이 없다"면서 "돌고래를 전문으로 연구한 수의사는 국내에 없고, 전속 수의사를 고용할 예산도 넉넉지 않다"고 해명했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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