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민 불법 도박 혐의 기소·이재학 불법 도박 무혐의
진야곱 불법도박 공소시효 지나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국내 첫 트레이드 사기 혐의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아온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구단이 결국 무혐의 처분됐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신승희 부장검사)는 14일 NC 구단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판단, 배모(48)단장과 김모(45)운영본부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NC 구단 시절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의혹을 받는 롯데 자이언츠 이성민(27) 선수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의 한화 이글스 안승민(26) 선수를 각각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입건된 NC 이재학(27) 선수는 무혐의, 두산 베어스 진야곱(28) 선수는 공소 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됐다.
이밖에 검찰은 이성민 선수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브로커 김모(32)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전 프로야구 선수 김모(28)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해당 선수들은 모두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성민 선수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알고도 현금 트레이드로 이 선수를 KT위즈 구단에 보내고 10억원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배 단장과 김 운영본부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KBO의 '특별지명제도'에 주목, 이성민 선수가 NC 구단에서 KT 구단으로 이적한 것이 현금 트레이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별지명제도는 신생 구단이 기존 구단의 선수를 지명해 데려올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제도로, 트레이드와는 다르다. 신생 구단이 지명할 경우 기존 구단은 보호선수로 지정한 20명 외 나머지 선수에 대해서는 신생 구단의 요구에 따라 보내야 한다.
신생 구단은 지명 선수를 받는 대신 기존 구단에 선수 1명당 10억원을 줘야 한다.
트레이드는 구단 간 계약으로, 현금 트레이드는 영입할 선수의 가치에 따라 액수가 정해진다. 그러나 특별지명제도에 따른 선수 영입은 계약 관계가 아니며 기존 구단이 받을 돈은 선수 가치에 상관없이 모두 10억원으로 책정됐다.
현금 트레이드로 선수를 영입하고 주는 돈은 일종의 '양수금'이지만 KBO의 특별지명제도 시행세칙은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기존 구단에 주는 돈을 '보상금'으로 명시하고 있다.
NC 구단 소속이던 이성민 선수는 2015년 신생 KT 구단의 특별지명으로 이적했다. KT 구단이 이성민 선수를 영입하면서 NC 구단에 준 돈 역시 보상금이다.
특별지명제도는 계약 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NC 구단이 이성민 선수의 승부조작 의혹 등 신상에 대해 알려줄 의무가 없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NC 구단의 승부조작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성민 선수가 강력히 부인해 확신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NC 구단이 이성민 선수의 승부조작 의혹을 인지하고도 KT 구단에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겠으나 특별지명제도로 이적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선수 영입 구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특별지명제도라도 승부조작과 같은 영구 제명 사유를 인식하면 상대 구단에 통보하도록 KBO에 개선을 요청했다.
이번에 불구속 기소된 이성민 선수는 NC 구단 시절이던 2014년 7월 4일 경기에서 1회 볼넷을 던지는 대가로 브로커 김씨에게 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안승민 선수는 2015년 3∼5월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380만원을 배팅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진야곱 선수는 2011년 5∼9월 660만원 상당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았지만 국민체육진흥법의 공소시효가 5년이어서 공소권 없음 처분됐다.
앞서 KIA 타이거스 소속 유창식(25) 선수는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14년 4월 1일과 19일 경기에서 1회 볼넷을 던진 대가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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