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압박이 가장 시급…북, 국제사회 대응 마주할 것"
"중국 사드 반대 지나쳐…내가 한국인이면 화났을 것"
(서울=연합뉴스) 박보람 이상현 기자 =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한미일 3국이 북핵에 대한 선제공격을 이야기하는 상황을 잘 압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려 합니다. 바로 어디에서 핵무기를 발사할지 모르게 만들려는 것이죠."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14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 "북한의 고체연료와 이동식 발사대 관련 기술 개발은 그들로서는 생존가능성(survivability) 제고에 있어서 커다란 진전"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아인혼은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이날부터 이틀간 외교부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하는 '제3차 한-EU 중동문제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이처럼 우리가 북한의 핵능력을 선제공격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공중에서의 요격(intercept)을 시도할 수는 있다"며 "그것이 바로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중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를 알고 있다. 내가 보기에 중국의 반대는 몹시 지나치다"면서 "내가 한국인이었다면 중국의 경제적인 사드 보복에 매우 화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좋은 이웃이 되려 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한국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코 타당하지 않다"고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 의도에 대해 "당초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세우는 시점 또는 3~4월 한미연합훈련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테스트한 것일 수도 있고, 자신의 미사일 개발 계획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이어 그는 "동기가 무엇이건 간에 트럼프 정부가 이를 도전적인 도발로 인식할 것임은 분명하다"면서 "한미일은 물론 중국도 반대하는 상황으로, 북한은 앞으로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은 신행정부가 이제 막 출범한 상황이고 한국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양국이 현재 힘든 시기(awkward time)을 보내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동맹국이 힘을 모아 북한의 지속된 무력 도발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대응에는 세 요소가 있다"며 "압박, 방위·확장억제, 그리고 협상인데, 지금 최우선은 압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은 용납될 수 없고 멈춰야 한다"며 "그러려면 한미일 3국간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힌 뒤 "그런 차원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최근 방한은 중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인혼은 지난해 11월 제네바에서 북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 등과 접촉을 갖기도 했다. 당시 최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파악하기 이전에는 미북관계를 해칠 수 있는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분간 북한의 관망 가능성도 예측됐으나 북한은 지난 12일 결국 도발을 감행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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