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묘지에 묻힌 무연고자…실종자·외국인 추측만
관련 법 따라 한 줌 재로 사라질 뻔…"가매장 기간 10년 연장 검토"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올해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14년이 지났으나 신원이 드러나지 않아 아직도 가족 품을 찾지 못한 사망자는 6명에 이른다.
이들은 경북 칠곡군 지천면 대구시립공원묘지에 묻혔으나 날이 갈수록 관심은 줄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다.
언제쯤 돌아갈 곳을 찾아 편히 잠들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들이 실종자, 외국인 등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만 나온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2003년 2월 18일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휘발유 통에 불을 붙이면서 화재가 발생해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숨진 사람 가운데 시신 3구는 훼손이 워낙 심한 까닭에 DNA조차 추출할 수 없어 누구인지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
나머지 3구는 DNA를 보존해 참사 직후 수십 명이 사고대책본부 등을 찾아 연고자라 주장하며 대조에 나섰지만 모두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이유로 시신 6구는 무연고로 남았고, 그해 6월 시립공원묘지에 가매장됐다.
대구시는 "무연고 시신 6구 가운데 DNA를 보존한 3구 정보는 경찰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그러나 DNA 대조를 문의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무연고자들은 2013년 6월 끝내 누군지 밝혀지지 않은 채 한 줌 재로 사라질 뻔했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무연고 시신·유골은 일반 공동묘지에서 10년 동안 가매장하고 있다가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한다.
그러나 시는 상황이 특수하고 국민 정서 등도 고려해 화장을 지금까지 미뤘다. 하지만 무연고 피해자 6명 유골이 계속해서 이곳에 남아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작년 9월 문을 연 2·18 안전문화재단은 이런 상황을 살펴 조만간 시에 무연고자 6명 가매장 기간을 10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 정서 등을 고려해 제안이 들어오면 가매장 기간을 늘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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