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영장심사 후 17일께 구속여부 결정…박상진 사장도 영장
朴대통령에 뇌물 혐의…'순환출자 해소' 靑-공정위 의혹 반영
삼성측 "강요받아 지원한 피해자"·朴대통령 "완전히 엮은 것"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최송아 이보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14일 다시 청구했다.
지난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26일 만에 다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영장 발부 여부는 수사 기간 연장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검팀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고(뇌물공여) 이를 위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삼성 계열사가 최 씨 측 법인과 계약하거나 이들에 자금을 제공한 행위가 준정부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의결권을 행사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대가라고 의심한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면권 등을 지닌 박 대통령이 합병 찬성을 지시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했고 이 부회장은 그 대가로 거액의 자금을 최 씨에게 줬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범죄 혐의를 새로 포착해 추가했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지난번 (구속영장을 청구한) 혐의 이외에 추가 혐의 및 죄명이 있다"고 밝혔다.
작년 가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삼성이 비덱스포츠와의 계약을 이행하기 어렵게 되자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연습을 위해 가격이 20억원이 넘는 스웨덴산 명마 블라디미르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주목받는다.
삼성은 블라디미르 구매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합병 과정에서 심화한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천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결론을 내렸다가 청와대 측의 압력으로 이를 500만 주로 줄였다는 의혹도 파고들어 보강 수사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영장 청구서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전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는 일단 구속영장 대상에서 빠졌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당시 특검은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의 독일법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맺은 컨설팅 계약금액 213억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준 후원금 16억2천800만원, 삼성 계열사가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에 낸 출연금 204억원 등 합계 433억여원이 모두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청와대의 강요로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은 사실이나 대가성이 없다"고 맞섰고 뇌물 수수자로 지목된 박 대통령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특검의 수사 방향을 전면 부인했다. 삼성 측은 특검의 추가 수사와 관련해서도 "(주식 처분과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 어떠한 청탁이나 로비 시도도 없었으며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순실에 대해 추가 우회지원을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16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17일 오전 내려질 전망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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